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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이 시끄럽다/일부서 폭력배 설치고 변태영업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최근 청소년층의 큰 인기를 끌며 날로 늘고 있는 노래방업소 주변에 각종 이권을 노린 폭력배들이 설치고 당국의 소홀한 단속을 틈타 호객행위·심야영업 등 변태영업행위까지 성행,범죄의 온상이 돼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업소에서는 폭력배들의 협박으로 이들을 종업원으로 고용하거나 이들에게 정기적으로 상납하는 등 건전한 놀이공간이 돼야할 노래방이 기존 유흥업소의 전철을 밟아가는 양상을 보여 우려가 높다.
◇폭력배 기생=서울 남부경찰서는 28일 노래방업소 주인을 협박,폭력을 휘두르고 돈을 갈취한 혐의(폭력)로 김민석씨(24·무직·주거부정) 등 폭력배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 등은 지난 6월 『업소안에서 싸움이 나면 해결해주겠다』며 전무자리를 요구한 뒤 월급명목으로 매달 50만원씩 갈취해오다 12일 이씨가 『더이상 돈을 줄 수 없다』고 통고하자 집단구타,전치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다. 또 28일 서울 남부경찰서는 자신들을 괴롭히는 폭력배를 식칼을 휘두르며 집단구타한 혐의(폭력)로 H노래방 종업원 김모군(18) 등 노래방종업원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나성곤씨(24) 등 3명을 수배했다.
속칭 「삐끼」들로 노래방 등에서 호객행위를 해오던 김군 등은 27일 오전 1시쯤 서울 가리봉3동 A노래방 앞길에서 전날 동료인 나씨가 인근 폭력배 송모군(19)에게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얻어맞은데 대한 보복으로 인근 노래방 종업원들을 규합,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송군 등 폭력배 3명에게 식칼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해 전치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다. 이들중 폭력전과가 있는 종업원이 3명이나 되는 것을 비롯,평소 많은 노래방업소에서 폭력배들을 종업원으로 고용하거나 정기적인 상납을 하면서 잦은 마찰이 일고 있어 업소를 찾는 손님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변태영업=서울 남부경찰서는 28일 노래방으로 술집 여종업원들을 데려가 새벽까지 놀다 인근 여관에서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특수강간)로 박순용씨(27·무직·서울 독산1동)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 등은 18일 오후 10시쯤 서울 독산1동 H주점에서 김모양(17) 등 10대 여종업원 3명과 동석,술을 마신 뒤 서울 구로동 S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오전 3시까지 시간을 보낸 뒤 인근 여관으로 끌고가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이 노래방은 평소에도 취객들의 2차장소로 심야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노래방은 심야에 문을 걸어잠그고 호객행위를 하며 변태영업을 일삼아 각종 강력범죄가 일어날 소지가 많은데도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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