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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 포철·코오롱 겉으로는 “승복”/「이동통신」선정 뒤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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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모사준비서류 경쟁회사서 입수
○…20일 체신부의 제2이동통신 사업자선정 결과발표에 대해 탈락자인 포철과 코오롱그룹은 「억울하다」는 속생각을 갖고 있음에도 공식적으로는 『결과에 승복한다』고 발표.
1차심사에서는 3위를 했다가 2차심사(최종)에서 2위를 한 포철은 『결과에 따르겠으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관련 산업발전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회사는 침통하고 쓸쓸한 분위기.
코오롱 역시 『그동안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는 그러나 패자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정보통신사업은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계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준비작업에 참여했던 1백여명의 인력을 각 소속사로 원대복귀시킬 채비를 했다. 이에 비해 월계관을 쓴 선경그룹은 전 계열사 사무실이 환호성과 함께 축제분위기인 가운데 『열심히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
○…포철과 코오롱의 실무자들은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심사과정에서 큰 불만을 표시하며 『실력으로는 이겼지만 가중치 등 숫자게임에서 졌다』고 주장. 두 그룹 실무자들은 『심사기준과 가중치 등을 볼때 특정그룹을 합격시키기 위한 교묘한 각본에 의해 진행되어 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불만. 코오롱 컨소시엄에 참여한 미국 나이넥스사 같은 경우도 『우리가 이렇게 파격적인 조건(기술이전 등)으로 사업신청서를 낸 예가 전세계에 없었는데도 안된다니 이해하기 어렵다』며 낭패한 표정이라는 후문.
○…제2이동통신사업 신청서 준비과정에서 모회사의 준비서류가 사전에 다른 경쟁회사에 입수된 것으로 알려져 화제.
모회사는 체신부에 제출할 서류중 핵심부분을 미국 파트너에게 의뢰,작성했는데 이것이 현지에서 타사에 유입됐다는 것. 이 사실은 서류심사를 담당한 심사위원들에 의해서도 간접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는데,특히 정부에 대한 기여금금액과 연구개발(R&D) 비율을 제시하는 서류에서 입수서류를 참작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20일의 발표강행은 이날 노태우대통령과 이번 발표에 반대하는 김영삼민자당대표의 회동이 예정되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한 것이어서 청와대측의 강한 입장을 반영. 노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공정하게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나와 사돈인 기업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정을 연기할 수 없다』며 『선정결과가 나오면 청와대에 보고할 필요없이 체신부가 독자적으로 발표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김일·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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