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욱과 김성래] 찰떡 파트너 … 계몽사 인수과정서 틀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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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의 핵심으로 떠오른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과 김성래(여) 전 부회장은 2년여간 사업을 같이했다.

목욕탕으로 시작해 호텔 등을 소유하게 된 文씨는 2000년 들어 골프장을 인수하는 등 사업을 더욱 확장하고 회사를 그룹 체제로 전환하면서 金씨를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金씨는 대기업 비서실에 근무했고 1987년 민정당 지구당위원장도 지내 정.관계에 발이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金씨는 특히 지난해 썬앤문 그룹이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을 당시 71억원의 추징 세액을 23억원으로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그는 구 여권의 실세 朴모씨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두 사람의 파트너십은 올해 초 金씨가 계몽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깨지기 시작했다. 文씨는 "金씨가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썬앤문 그룹 소유의 양평 TCP 골프장 회원 분양권을 담보로 농협에서 1백15억원을 빌렸는데, 이 과정에서 이사회 회의록 등을 위조했다"면서 金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이로 인해 金씨는 구속됐다.

이런 文씨에게 앙심을 품은 金씨는 文씨가 전 동두천시장과 전 서울지방국세청 과장 등에게 감세 청탁한 사실을 공개했고 文씨도 검찰에 구속됐다. 金씨는 또 썬앤문 측이 지난해 노무현 캠프에 95억원을 지원했음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해 文씨를 더욱 곤경에 빠뜨렸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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