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holic] 태스크 포스 구성한 서울시, 걷기 지원 팔 걷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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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본지의 워크홀릭(walkholic) 사업에 본격적으로 동참한다.

오세훈 시장은 "시민들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걷기를 서울시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각 국.실 별로 따로 추진되던 걷기 관련 사업들을 총괄할 특별팀(태스크포스팀)이 최근 만들어져 가동에 들어갔다. 지방자치단체가 보행 인프라 구축을 위해 별도 특별팀을 만든 것은 처음이다.

첫 대책회의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 서소문 별관의 맑은서울 추진본부장실에서 열렸다. 한강사업본부.도시계획국.주택국 등 11개 실.국.본부의 주무과장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목영만 맑은서울 추진본부장은 "그동안 단발적으로 이뤄지던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사업을 앞으로는 체계적으로,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책회의는 각 국.실의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사업들을 한데 모은 뒤 우선 순위를 정하고, 새로운 사업도 발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시는 매주 한차례씩 특별팀 회의를 하고 '대기질 개선'과 '도시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걷기 사업을 체계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공기가 맑고, 거리가 아름다워야 시민들이 걷기에 나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공기가 맑아야 걷는다"=닭고기 도매업을 하는 송승용(33.서울 중화동)씨는 자신의 1t 경유 화물차(2000년식)가 매연을 내뿜는 게 늘 찜찜했다. 2005년에는 단속에 걸린 적도 있다. 하지만 올해 초 서울시로부터 100만 원을 지원받아 자신의 차량에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한 이후로 걱정이 사라졌다. 송씨는 "우선 매연이 크게 줄었고, 저감장치 부착 전에는 한 해 17만 원을 내던 환경개선부담금을 3년간 면제받게 돼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경유차량에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해 매연을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시민들이 편하게 도심을 걸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2만9715대의 경유차가 저감장치를 부착했고 올해는 1만1217대의 저감장치를 달게 된다.

서울의 시내버스를 미세먼지 배출이 거의 없는 CNG(압축천연가스) 버스로 모두 교체하는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4월 말 현재 7776대 중 3780대가 CNG 버스로 바뀌었다.

서울시의 대기질 개선 목표는 올해 56㎍/㎥인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2010년 46㎍/㎥으로 낮추는 것이다. 김윤용 맑은서울 관리담당관은 "서울의 공기를 맑게 개선해 시민들이 걱정없이 걷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길이 편해야 걷는다"=시민들은 걷고 싶어도 골목길을 뒤덮은 주차 차량이 걸림돌이다. 서울시는 단독주택 담장을 허무는 그린파킹 사업을 통해 골목길을 걷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

서울 고척2동의 이용훈(50)씨는 2005년 서울시로부터 600만 원을 지원받아 집의 담을 허물었다. 이웃들도 그린파킹 사업에 동참해 현재 이 일대 단독주택 70여 채 중 60채 이상이 담을 없앴다. 이씨는 "담을 허무니 주민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멋진 골목길이 생겼다"고 말했다.

거리에 볼거리를 많이 조성하면 시민들은 그 길을 걷고 싶어진다. 디자인서울 총괄본부는 서울 거리 곳곳을 새로 디자인해 걷기 좋은 길로 진화시킨다. 예컨대 상암동 하늘공원 옆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서울 시내에서도 전원의 향취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서울시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1500 그루를 2㎞ 구간에 심어 시민들이 걷기 좋게 만들었다.

권영걸 본부장은 "도로 안내판.가로등.게시판 등도 통합하고 디자인을 개선해 시민들이 걷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준봉.이수기 기자

[서울시의 걷기 좋은 거리 만들기]

-CNG 버스 보급: 시내버스를 미세먼지 발생이 거의 없는 CNG 버스로 2010년까지 모두 교체(현재 7776대 중 3780대를 교체)

-경유차 매연저감장치 부착: 미세먼지 배출량 25~70% 줄어드는 매연저감장치 부착. (올해 부착 목표 1만1217대)

-걷고 싶은 거리 사업: 차로 폭 줄여 보행로 넓히고 나무 심는 사업. 22개 도로 11.47㎞ 구간 조성.

-시가지 가로 환경 개선: 건축물 간판, 가로시설물 정비. 이태원, 건대입구 노유거리 등 7곳 완료.

-그린파킹 사업: 주택가 담장 허물어 주차 공간 확보하고 걷기 좋은 골목길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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