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화핵심 안놓치려 촉각 곤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국제화시대의 첨병」인 동시통역사 염혜희씨(38). 한·영 통역에 있어 최고의 실력자가 되는것을 목표로 뛰고 있는 그의 생활은 그야말로 숨가쁘게 짜여 있다.
아내이자 국교4학년생의 어머니인 그는 동시통역으로 인해 엮어진 세가지의 직업을 그야말로 동시에 해치우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
그의 정확하고 빈틈없는 통역솜씨를 요구하는기관이나 기업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각종 굵직한 회의 석상에 얼굴을 내비치는가 하면, 그는 세계굴지의 미국제약회사의 합작회사인 한국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의 대리로 이회사를 오가는 중요 서류및 외국인들을전문적으로 맡아 번역및통역을 전담하고 있기도하다.
전일제급료를 받고 있지만 그를 잡아두고 싶어하는 회사측의 양해로「알아서 월16일에 해당하는 시간을 근무하면되는」 편리한 계약조건을 따냈다.
그는 또 배화여전의 영어통역과 전임대우로후진을 양성하느가도 큰몫을 하고 있다.
이대 사학과 출신인그가 동시통역의 길을걷게 된 것은 과 수석으로 입학한 그에게 국제기독청년 교환계획의 일환으로 미국에서 1년간수학할수 있는 계기가마련되면서부터.
그는 이곳에 1년간머무르면서 영아에 대한자신의 소질과 감각을간파했고 대학을 졸업한지 3년만인 79년 동시통역대학원이 생기자 때를 만난듯 1기생으로학업을 계속했다.
결혼을 뒤로 미루고 맹렬하게 학업에 매달렸던 그는 결국 통역대학원을 수석졸업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의 전문통역 영역 은여성에게는 비교적 생소한 분야인 기술·과학분야.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이분야의 전문통역인이 돼버렸지만 아직은 우리나라의 통역분야가 세분화되지 않은 탓에 그가 하는 일은 가위 전천후.
오늘은 이동통신· 대외통상관계통역을 맡아숨막히는 동시통역의 현장을 헤쳐가지만 내일은 어느덧 권투·검도·군사등과 관련된 통역을위해 혼신의 노력을 쏟아넣기도 한다. 그의 일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이해해 가급적 급소를찌르는 통역으로 참석자들에게 명쾌한 이해를안겨주는 작업이다.
통역사가 잘못된 통역을 했을때 일은 당연히 꼬이고 꼬여 걷잡을 수없게 되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일. 국제회의 통역사경력 10여년의 염씨는 그동안 아태노동장관회의,한불우주항공협력회의,서울올림픽스포츠과학학술대회, 한· 스위스경제협력위간담회, 한· EC경제협력국제세미나,한미재계회의등에 나가 정확한 통역으로 참석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는 숨쉴틈없이 바쁜일과속에서도 봄·가을등 국제회의가 많은 때는 월 10차례이상 통역을 맡아 해치우는 맹렬여성. 그러나 보통은 월3∼4차례로 일을 가려서 맡고 있다고 전한다.그는 회사· 학교에서 방는 급료외에도 하루 6시간 통역에 50만원, 3시간 통역에는 40만원정도의 수고료를 받는 「고수익자」 이기도 하다.
이제 통역에 이골이나 통역석상에서 황당함을 겪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하는 그는『학교·회사·회의 통역일을 모두 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할 때 가장 난감하다』고 말하면서 『항상 다방면으로 공부해야하는 긴장속에 살지만 늘 공부할 수밖에 없는 여건에놓이는 것이 통역사의 장점이며 단점』 이라고말했다.<고혜련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