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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걸어서 출퇴근한 52세의 건강수치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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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걷기는 운동을 생활화하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최선의 운동법입니다. 아무리 일정이 빡빡한 날도 잠자리에 들 땐 '에너지의 10%는 남아 있다' 싶어요. 바로 출퇴근 걷기 덕분이죠."

2000년부터 7년간 매일 출퇴근길 걷기를 실천한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유태우(52.사진) 교수는 집을 나서면서 걷기 예찬론을 편다.

오전 5시30분, 기자는 유 교수의 자택인 서울 돈암동 한신아파트를 함께 나섰다. 그는 모자와 간편한 캐주얼 복장에 와이셔츠, 속옷, 500㎖ 생수 한 병을 넣은 배낭을 어깨에 걸친 상태다. 즐거운 출근길을 위해 한신아파트~삼선교~한성대~낙산~동숭동 교회~대학로~서울대병원에 이르는 원거리를 출근 코스로 택했다. 본인은 40분이 걸린다고 하는데 보통 사람에겐 1시간은 족히 필요한 거리다.

유 교수가 운동을 삶의 일부로 만든 것은 10년 전, 수영을 시작하면서다. 그는 "운동을 시작한 지 2주가 지나면서 몸이 개운해지고 석 달 후면 온몸에 에너지가 충만해졌어요"라며 운동 효과를 설명한다. 2년쯤 수영을 즐기다 보니 문득 '시간 낭비 없이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하자'는 생각이 들었단다. "수영장까지 오가는 시간, 수영 전후 준비 시간이 아까워 생각 끝에 수영 대신 출퇴근 자전거 타기로 운동 종목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자전거 타기도 오래가진 못했다. 2000년 봄, 신나게 대학로를 달리다 그만 넘어졌는데 바로 그때, 옆으로 '쌩'하며 자동차가 지나가는 아찔한 경험을 한 탓이다. 그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라며 고개를 젓는다.

그날로 자전거 타기를 접었다. 그리고 안전하고 생활화하기 쉬운 출퇴근 걷기를 하면서 '걷기 전도사' 가 됐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병원엔 늘 양복 한 벌이 비치돼 있다. 설명이 여기에 이르자 낙산이 눈에 보였다. 잠시 쉬는 틈을 타 그는 "이른 새벽, 운동복 차림으로 걷다 보니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은 적도 몇 번 있었지요"라고 털어놓는다. 잠시 후 낙산을 내려가다 보니 병원이 보인다. 그는 "오늘은 기자와 동행하느라 천천히 걸어 땀이 안 나요. 시간이 20분 더 걸렸네"라며 웃는다.

걷기가 삶의 일부인 그는 52세지만 20대 청년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175㎝ 키에 64㎏, 체질량지수(BMI) 21로 20대 초반의 체격이다. 건강지표도 혈압 110/70㎜Hg, 맥박 1분에 65회, 공복 시 혈당 87㎎/㎗(100㎎/㎗ 이하가 정상), 콜레스테롤 176㎎/㎗ 등 20대 청년 부럽지 않은 수치다.

걷기 전도사지만 유 교수는 무작정 걷기를 주장하진 않는다. "비만하거나 35세를 넘긴 사람이 곧바로 마냥 걷다간 무릎 관절이 상하기 쉬워요. 매일 걷기는 평지 걷기와 체중이 실리지 않는 수영.자전거 등을 번갈아 가며 석 달간 실천한 뒤 시작하는 게 좋아요"라고 조언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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