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돌보듯 … 학부모들이 음악축제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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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올해로 2년째인 '서울 스프링 실내악 페스티벌'에는 특별한 자원봉사단이 있다. 음악 전공하는 아이들을 유학보낸 12명의 부모들이 만든 'CLP(클래식 사랑 부모들.Classic Loving Parents)'다. 2005년 처음 모이기 시작한 이들은 "음악계 발전을 위해 뭔가 공헌해 보자"며 지난해부터 자원봉사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딸 박지윤(22)씨를 둔 이상연(49)씨는 "음악을 시키는 엄마들이라 국내 음악계에 애정이 많다"며 "스프링 실내악 페스티벌을 한국의 대표적인 음악 축제를 크게 키우자는 생각으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외국 연주자를 위해 차량을 서비스하거나 간식을 준비해 제공하기도 한다. 회장을 맡고 있는 주부 오미경(49)씨는 "러시아.프랑스 등에서 들어온 연주자들의 일정을 체크해 공항, 호텔, 연주회장등을 오간다"고 말했다. 클라리넷을 전공하는 김상윤(20)씨의 어머니 변희일(47)씨는 "2일 오전 4시에 도착한 클라리넷 연주자 찰스 나이딕을 공항에서 숙소로 데려다 주며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눠 행복했다"며 웃었다.

축제기간 중 음악회에도 매번 출석해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열성 청중 역할도 이들의 몫이다. 축제를 주최한 서울문화재단 안호상 대표는 "무대 위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들의 성원이 페스티벌을 빛내고 있다"며 "이 힘을 모아 '서울'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음악축제로 만들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 서울 스프링 실내악 페스티벌=잘츠부르크.탱글우드 페스티벌처럼 서울의 브랜드가 되는 축제를 목표로 지난해 시작했다. 2주 동안 실내악으로만 10여회 연주회를 연다. 각국에서 40여명의 연주자가 참여한다. 올해의 축제 기간은 2~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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