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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헤비급 춘추전국 예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세대간 대결」로 또 한번 세계복싱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에반더 홀리필드(31)-홈스(43)의 지난 20일 세계헤비급 통합타이틀전이 기대이하의 졸전 끝에 챔피언인 홀리필드의 판정승으로 끝나자 그 결과를 두고 세계링계가 들끓고 있다.
3차방어전을 마친 현 챔피언 홀리필드의 펀치나 기량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평가가 내려져 헤비급 판도가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력한 새인물이 등장하지 않으면 타이슨이 사라진 헤비급의 인기가 쇠퇴일로를 걷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는가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그동안 지나치게 강력한 챔피언들이 대를 이어 헤비급은 「1인독재」라는 복싱팬들의 고정된 이미지가 잘못된 것이라는 평가도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견해는 홀리필드가 더 이상 챔피언벨트를 지키긴 어렵다는 예상에 근거를 두고 있다. 경기전 도 박사들은 6-4정도로 홀리필드의 우세를 점치기는 했으나 홈스측으로부터 스테로이드(근육강화제) 를 복용하고 있다는 이의를 제기 받아 곤욕을 치렀다.
또 홀리필드가 지난해 11월 버트 쿠퍼와의 2차방어전에서 프로입문 8년동안 28연승을 기록하면서 생애 첫 다운을 당했다는 사실도 단순히 실수 때문이 아닌 것으로 재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홀리필드의 쇠락을 예상한 홈스의 매니저 댄두바는 『홈스가 이길 것으로 예상, 오는 11월 조지 포먼과 40대끼리의 대결을 계획해 놓고 있었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현재 홀리필드의 챔피언벨트에 눈독을 들이는 강력한 도전자로는 리딕 보위(WBC·WBA 각3위)와 도노반 러독(WBC 2위·WBA5위·이상 미국), 그리고 레녹스 루이스(WBA2위·WBC4위·캐나다)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88서울올림픽 슈퍼헤비급 미국대표로 출전, 레녹스 루이스에게 결승에서 KO패, 은메달에 그친 리딕 보위는 프로로 전향한 후 29연승에 25KO를 기록하는 파죽지세의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가장 강력한 차기 후보로 꼽히고 있다. 올해 25세로 1m95㎝·1백4의 체격을 가진 보위는 마치 알리를 연상시키는 빠르고 예리한 왼손 잽과 위협적인 라이트훅이 주무기. 뉴욕의 빈민가인 브루클린 브라운스빌에서 자라난전형적인 헝그리 복서라는 점이 오히려 정통파 코스를 밟은 것으로 인정되어 주가가 오르고 있다.

<김인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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