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땐 선봉… 찬스나면 적시타 “펑펑”|왼손타자 후반기 순위 변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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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후반기에선 왼손타자들의 활약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리며 이에 따른 순위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8일 총5백4게임의 48.6%인 2백44경기를 치르고 전반기를 마친 8개 구단은 1주일간의 휴식을 통해 득점의 연결고리인 왼손타자들의 상태를 점검, 26일부터 벌어지는 후반기 리그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전반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3위에 오른 롯데는 1∼5번 타자가 타격랭킹 10위에 포진되어 있으며 이중 4명이 왼손타자로 또다시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는 1번 전준호(0.313), 2번 이종운(0.321), 4번 김민호(0.358), 5번 김응국(0.326)의 맹타를 앞세워 팀타율 1위(0.290)에 올라 있다.
롯데는 또 오른손 정통파투수인 다승 공동 1위 윤학길(10승)과 신예 염종석(7승)의 역투 속에 후반기에선 부상에서 벗어난 박동희가 가세하게 됨에 따라 마운드는 우 투수, 타격은 왼손타자가 분담, 내친김에 2위까지 뛰어오르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더욱이 확실한 대타요원인 조성옥(0.263)과 장효조(0.221) 마저 왼손 타자로 상대팀들은 롯데의 왼손타자에 대한 대비책에 골머리를 앓고있다.
한편 전반기 초반 파죽의 14연승을 올리며 기세 등등했던 빙그레는 2위 해태에 반 게임차로 쫓기는 가운데 부진의 원인이 마운드에 있다고 보고 투수들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는 것은 대량득점밖에 없다고 판단, 공격의 돌파구역을 맡을 왼손 타자들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타격선두인 이정훈(0.388)과 4위 이강돈(0.328)을 축으로 강정길(0.269) 등 왼손타자들이 제 페이스를 찾으면 다이나마이트 타선의 불씨 역할을 해낼 것으로 김영덕 감독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해태는 거포 박철우(0.298)가 전반기 막판에 입은 부상에서 벗어나 막강 오른손 타자 대열 속에 왼손타자로 한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OB에서 이적해 온 박노준(0.216)이 아직 제대로 적응치 못해 왼손타자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큰 팀이다.
4위로 곤두박질한 삼성은 후반기에서 3위 권내 진출하겠다는 의욕 속에 노장 박승호(0.339)와 신경식(0.303)을 비롯, 신인 동봉철(0.290) 등 역시 왼손 타자들이 선봉에 서서 공격을 이끌 전망이다.
왼손타자가 공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야구평론가 강태정씨는 『타석위치가 1루에 가깝게 있어 내야안타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주자가 있을 경우 포수의 시야를 가려 작전하기가 쉬워져 수비측에선 이중의 부담 속에 피로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장기전으로 나설 경우 「왼손타자 노이로제」에 걸릴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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