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 '여객·물류 심장' 인천공항 … 주변엔 복합레저 타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수송량에서 세계 정상급인 인천국제공항. 수송량뿐 아니라 공항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와 쇼핑, 위락활동 등 공항도시로서도 세계 정상급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영종지구 개발의 발빠른 추진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김경빈 기자]

2001년 3월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은 현재 세계 61개 항공사, 40개국 139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으며 누적 여객수 1억 명, 화물처리 능력은 세계 3위로 운송량이 1000만t을 넘어섰다. 여객처리능력은 현재 연간 3000만 명이며 내년에 제2활주로가 완공되면 4400만 명, 최종 3단계 활주로까지 완공되면 1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공항은 공항 서비스 평가에서도 2005, 2006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하면서 시설과 서비스·물동량 측면에서 모두 세계적인 공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허브 공항의 척도로 가늠되는 환적률에서도 2006년 48%로 아시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인천공항은 비행거리 3.5시간 내에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51개로 일일 비즈니스가 가능한 20억 명의 광범위한 시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개장한 30만 평의 물류단지에는 개장 첫 해에 10개의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66개 물류기업이 입주했다.

 공항 화물터미널 지역에는 현재 국내 2개 항공사의 터미널과 외국항공사 터미널 등 3개 터미널 및 창고 등이 입지해 있다. 이에 연접해 현재 조성 중인 30만 평 규모의 공항물류단지에는 13개의 물류업체가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상태다.

 공항 주변에는 공항 종사자를 위한 호텔과 주거지역이 이미 완공돼 이용되고 있으며, 72홀의 골프 코스도 2005년 개장했다. 이 골프 코스는 향후 추가 활주로가 필요한 경우 제5활주로 건설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지구는 4184만 평으로 공항ㆍ자유무역지구(1700만 평)와 물류ㆍ첨단산업단지(120만 평), 용유ㆍ무의 관광단지(213만 평), 운북복합레저단지(83만 평)로 개발된다. 영종도는 4.4㎞의 영종대교를 거쳐 40.2㎞의 신공항고속도로로 서울과 연결되며, 지난 3월 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까지 연결되는 공항철도도 개통됐다. 2009년에는 영종도와 송도신도시를 잇는 인천대교가 완공된다.
 영종지구 완공 시 계획인구는 총 15만 명으로 현재는 영종도 원주민과 공항 종사자 등 3만1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영종지역 개발사업(578만 평)

 영종도 운서동·운남동·운북동 일대에 공항 물류 및 국제도시로 건설된다. 사업시행은 한국토지공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담당하며, 토지 수용방식과 구획정리 환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당 지역은 호텔과 고급주거지 및 첨단 연구 시설들을 배치할 계획이다. 특히 남쪽으로 바다를 면하고 북쪽에 산을 끼고 있는 운서동 지역은 공항 소음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영종도에서 가장 고급 주거지의 입지로 기대되고 있 다.

◆운북지구

 운북지구 총 83만 평 가운데 영종도 동북쪽 해안 56만 평은 호텔·휴양지와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포함한 국제복합레저도시로 조성된다. 최근 사업시행사로 선정된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은 “영종도에 홍콩을 능가하는 국제도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리포그룹은 세계 2위 화상(華商)기업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다. 리포그룹은 국내 투자자와 함께 운북지구 개발을 추진할 ‘리포인천개발’을 지난 3일 공식 출범시켰다. 운북지구는 화상 기업인 리포그룹의 특징을 살려 중국풍 도시로 개발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또 중국어마을도 조성될 계획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운북지구 내 8만여 평에 중국어 학습을 위한 시설들을 갖추고, 중화문화센터 등을 조성해 입소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중국어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운북지역의 차이나 타운으로서의 개발은 환황해권 중심지로서의 인천 경제자유구역 위상 높이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운북지역 개발은 현재 이 지역에 깁중된 각종 토지 규제에 대한 획기적인 완화가 병행돼야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용의ㆍ무의지구

 용유ㆍ무의 관광단지는 총 213만 평의 규모로 용유도와 무의도 일대에 건설된다. 현재 민박촌 등이 난립해 있는 해당 지역은 토지 수용을 통한 전면 개발방식을 통해 카지노를 포함한 호텔과 콘도·워터파크·자연휴양림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사업시행은 인천시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담당하며 현재 관광단지 기본 마스터 플랜이 수립되고 있다.

글=신혜경 전문기자 <hkshin@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영종지역 … 여행객 모든 것 해결 '공항도시' 역할 기대

 21세기 경제개발 전략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 계획된 ‘공항도시(에어로트로폴리스:Aerotropolis)’다. 공항도시란 도시 형태를 취한 항공거점으로 물류 및 경공업단지, 오피스 파크, 대형쇼핑몰, 비즈니스 호텔, 레스토랑, 위락시설, 골프 코스 등으로 구성된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존 카사다 교수는 “공항은 마치 20세기의 고속도로, 19세기의 철도, 18세기의 항만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도시 개발과 비즈니스 입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한다. 카사다 교수는 “공항은 단순히 비행기가 뜨고 내리고 사람들이 도착하고 떠나는 곳 그 이상”이라고 지적한다. 한 예로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는 극장·사우나·수영장 등 다양한 시설이 함께 입지해 있다. 또 두바이의 월드 센트럴 공항 주변에는 오피스 타워와 호텔,카지노, 골프장, 주택단지 및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 건설되고 있다.

 이처럼 공항도시가 교통 시설뿐 아니라 비즈니스 및 컨벤션, 여가·오락 및 쇼핑을 위한 장소를 제공함에 따라 여행객들은 번잡한 기존 도심까지 나가지 않고도 공항도시에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늘어나는 콘퍼런스 등 비즈니스를 위한 만남이 공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이제는 전통적 의미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의 위치 그 자체보다 어떤 빠른 접근방법이 가능한지가 입지의 우선 순위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종지구는 동북아 20억 인구로 비행기를 통한 접근이 가장 빠른 대표적인 공항도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항 이외의 쇼핑이나 위락 및 산업시설의 뒷받침이 부족하기 때문에 영종지구 개발계획을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