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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초음파 → MRI → 복강경 … '원인 찾아 3만 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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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엉치 쪽에 통증이 있고요, 배꼽 밑 아랫배를 누르면 아프고, 생리 때 배뇨 통증, 성교통이 있습니다. 얼마 전 산부인과 검진을 갔다가 골반염이라는 진단을 받아 항생제를 먹고 있는데 별반 차도가 없어…정확한 검사를 받고 싶어요."

"처음엔 골반 쪽이 당기고 아파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허리 뒷부분이 아프고, 생리도 길어지면서 양도 적고…. 정형외과.갑상선.신장.산부인과.추나에서 지압까지 안 가본 곳이 없네요. 이젠 포기하고 싶어요."

지난달 30일자 '아내의 숨은 병, 만성골반통' 기사가 나가자 중앙일보 인터넷(http://healthcare.joins.com)을 통해 여성들의 사연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대부분 증상이 복합적이고, 원인을 찾지 못해 병원을 전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경희의료원 만성골반통센터와 함께 지난 호에 이어 만성골반통의 진단.치료 분야를 소개한다.

◆진단 까다롭지만 80%는 잡혀=만성골반통은 증상이 모호한 만큼 정확한 원인을 찾는 데 시간과 노력이 배가된다. 우선 정밀검사에 들어가기 전에 선별검사를 거친다. 산부인과 진찰.문진.일반적인 검사에 초음파 검사가 추가된다. 자궁근종이나 선근증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 난소정맥류나 배란 장애가 있는지, 또 자궁이 비정상적으로 수축되는지도 가려낸다. 배를 누르면서 특정 부위가 아픈지 찾아내는 것도 선별검사에 포함된다.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자기공명 영상장치(MRI).컴퓨터단층촬영(CT).혈관조영술 등 첨단 장비가 동원된다. 자궁 모양을 살피고, 혈관 전체의 정맥류 상태와 선근증을 확진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진단적 복강경이 동원된다. 원인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뱃속을 직접 들여다 보는 것이다. 이 복강경은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하는 장점이 있다. 종래 진단 실패율이 3분의 1이나 됐지만 '비정형성 자궁내막증'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80%까지 진단율이 높아졌다.

◆원인 따라 치료법 선택=통증의 원인이 정확하게 드러나면 치료는 쉬워진다. 약물 요법과 함께 수술로 근본 치료를 한다. 복강경 검사의 경우 조직검사를 하고, 염증을 예상해 배양검사를 한 뒤 결과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한다. 예컨대 내막증이 있다면 병소를 칼로 절제하거나 전기소작술로 태워 없애고, 월경곤란증엔 자궁천골 인대를 절단하기도 한다. 또 자궁이나 골반 유착으로 통증이 유발된 경우엔 이를 박리해 주는 수술을 한다.

자궁적출술이나 난소난관절제술도 고려하지만 가임기 여성에선 신중을 기한다. 특히 자궁을 보존할 필요가 있을 때는 자궁천골인대 신경소작술을 시행한다.

정신과적 치료도 필요하다. 오랜 세월 통증에 시달린 데다 치료법을 찾지 못해 대부분 우울증과 불안증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 특히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골반통의 경우 정신과적 문제가 있어 정신적.심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골반울혈증후군의 새로운 치료법=경희의료원에서 만성골반통으로 수술받은 환자의 14%가 골반울혈증후군일 정도로 새롭게 관심을 끄는 질환이다. 난소 정맥의 지름이 6㎜ 정도 늘어나 있고(정상은 1~4㎜), 심장으로 가야 할 혈액이 골반 쪽으로 역류한다. 종래에는 복강경 또는 배를 열고 난소 정맥을 묶어 혈류를 차단하는 수술을 했다. 하지만 코일색전술이 등장하고부터 치료도 간편해지고, 입원기간도 짧아졌다. 사타구니 정맥으로 카데터를 집어넣어 형상합금으로 혈관을 막는다.

◆도움말.자료:만성골반통센터 허주엽. 이보연.정민형.정의.최영준.박성재.정수경.최숙근.오주형 교수

고종관 기자

만성골반통 환자 생활수칙 10계명

1. 골반 내 장기(자궁.난소 부속기.방광 등)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2. 스트레스 상황이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대처한다.

3. 과로 또는 스트레스가 있을 때 골반통이 생기는지 점검한다.

4. 가족.친구들과 대화를 통해 걱정을 나누며 조언을 구한다

5. 갱년기 장애로 우울 증상이 있으면 산부인과 진료도 함께 받는다.

6.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과로를 피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한다.

7. 담배.술.카페인 음료.약물 남용을 피한다.

8. 정기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9. 우울증이나 불안감이 발생할 수 있는 생활사건으로 증상이 악화하면 의사의 조언을 구한다.

10. 여행.취미생활.신앙생활 등을 통해 정서를 순화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한다.

만성 골반통 무료검진 받으세요

경희의료원 만성골반통센터와 헬스조인스가 만성골반통 무료검진 사업을 펼친다. 생리통을 포함해 성교통.요통.하복부 통증이 6개월 이상 계속된 여성(25~35세)이 대상. 부인과 진찰 외에 난소암 수치.초음파.염증 및 간기능 검사 등 15만여원의 검사가 무료로 제공된다.(단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 난소종양, 크론씨병, 궤양성 대장염 진단을 받은 분은 제외). http://healthcare.joins.com '만성골반통 무료검진 이벤트'에 참가해 자신의 병력, 증상 등을 적은 분들 중에서 100명을 선정한다. 문의 02-958-8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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