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장 2연속 미국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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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의 대표적 미국통인 양제츠(楊潔.57.사진) 외교부 부부장이 신임 외교부장(외교장관에 해당)에 오르면서 중국의 대미 외교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신화통신은 미국통인 리자오싱(李肇星) 부장이 4년 만에 물러나고 같은 미국통인 양제츠가 외교 사령탑에 올랐다고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외교부 내의 미국 전문가들이 전면 배치되고, 대미 외교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양 외교부장의 발탁 배경에 대해 외교 소식통들은 "해결 기미를 보이던 북한 핵 문제가 방코델타아시아(BDA)를 둘러싼 논란 때문에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백악관과 깊이 있는 의사소통을 원하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상하이(上海) 출신인 신임 양 부장은 외교부 미주국 부국장, 주미 대사관 공사를 역임한 뒤 2001년부터 4년 동안 주미 대사를 지내는 등 32년간 대미 외교 분야를 맡아왔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北京) 연락사무소 대표를 지내던 1979년 아들인 조지 W 부시 현 미 대통령과 함께 티베트를 여행할 때 통역을 맡은 인연으로 부시 가문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부시 집안은 그의 이름 끝자인 '츠' 가운데에 '호랑이 호(虎)'자가 들어 있다는 이유로 그를 '타이거(Tiger) 양'이라는 애칭으로 부를 정도로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언론들은 정년으로 물러날 예정인 탕자쉬안(唐家璇.69) 외교 담당 국무위원의 후임에 북한과의 관계가 밀접한 다이빙궈(戴秉國.66) 외교부 상무 부부장이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리 전 부장은 퇴임 뒤 대학 강단에 설 예정이다.

고위 공직자 인사권을 가진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국회 해당) 상무위원회는 이날 외교부장과 함께 과학기술부장.수리부장.국토자원부장을 교체했다.

신임 과기부장에 임명된 완강(萬鋼.55) 상하이 퉁지(同濟)대 총장은 비(非)공산원으로는 50년 만에 처음 장관에 올랐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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