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결막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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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5세된 딸과 3세 된 아들이 5일전부터 자고 일어나면 눈꼽이 심하게 낀다. 깨어있을 때는 괜찮으나 낮잠으로 1시간정도 자도 눈꼽이 심하게 껴 웃눈썹에 덕지덕지 불어있다. 약국에서 물 안약을 사다 발라주고 소독한 물수건으로 닦아줬더니 딸은 나았으나 아들이 낫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하나.

<답>눈의 흰자위부분과 눈꺼풀안쪽을 결막이라 하는데 바이러스가 결막을 침범, 결막염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결막염의 종류는 여러 가지로 첫째, 열이 나고 감기증세와 함께 눈꼽이 끼면 인후성 결막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감기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둘째는 유행성 출혈성 결막염으로 눈에 핏발이 많이 서고 눈꼽에 피가 조금씩 섞여 나오는 증세를 보인다.
셋째는 감기기운도 없고 피도 섞여 나오지 않으면서 눈꼽이 많이 끼는 경우로 전형적인 유행성 결막염이다.
결막염은 눈꼽이 끼는 이외에 눈안이 따끔거리고 눈을 감으면 아프며 눈에 열기가 있고 눈이 가려운 증세가 동반되기도 한다. 어떤 종류든 대체로 열흘에서 2주 정도는 증세가 지속된다.
깨어있을 때 눈꼽이 끼지 않는 이유는 눈을 뜨고 있는 동안에는 눈을 깜빡일 때마다 눈물 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인체의 눈물에는 여러 가지 살균 성분과 효소가 있고 각종 세균에 대해 저항력이 있는 항체도 있어 염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결막염은 먼지가 많은 곳에 오래 있거나 더러운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해서 생기는데 피로할 때 특히 생기기 쉽다. 결막염을 일으키는 것으로는 바이러스 외에 포도상구균과 같은 세균도 있으며 화학적 물질에 의한 자극, 알레르기, 공기오염 등도 원인이 된다.
약국에서 항생제 안약을 사다 하루에 5∼6회 정도 점안해주면 대체로 낫는다. 만일 눈의 검은자위인 각막까지 손상을 일으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밀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시력이 약해진 것처럼 느껴지면 각막이 손상된 징후로 볼 수 있는데 어린이의 경우는 표현을 잘하지 못하므로 부모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결막염은 전염성이 강하므로 눈을 만진 손으로 주위 물건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손을 깨끗이 씻고 수건이나 베개 등을 같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도움말>이진학 교수(서울대 의대·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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