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도 미식축구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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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프로야구·프로농구와 함께 미국의 3대 인기 스포츠로 각광 받고 있는 「미식 축구」가 유럽 상륙 2년만에 폭발적 인기를 누리면서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해 유럽 3개 팀, 미국 7개 팀이 참가해 창설한 미식축구 월드리그 (WL)가 올해로 2회째를 맞아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 유럽 경기가 펼쳐지는 경기장마다 매게임 3만명의 대관중이 그라운드를 찾는 열기가 대단하다. 축구에 이어 「제2의 프로 스포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유럽에 속한 미식 축구팀은 바르셀로나 (스페인)·프랑크푸르트 (독일)·런던 (영국) 등 3개 팀.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머지않아 본거지인 미국을 능가하는 경기력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통의 미식 축구 리그 (NFL) 산하 기구로 지난해 발족한 월드 리그는 매년 3월 중순부터 6월 초순까지 정규 시즌 총10게임을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
출범 첫해인 지난해에는 런던 모나크스팀과 바르셀로나 드래곤스팀이 NFL슈퍼보울에 해당하는 월드보울을 런던에서 개최했다.
또 스페인에서는 올림픽 스타디움을 본거지로 하는 바르셀로나 드래곤스팀이 지난해 한 게임에 4만8백75명을 동원함으로써 최다 관중 동원의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바르셀로나 팀의 홍보 담당인 게란비씨는 이에 대해 『올림픽 개최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축구 경기에선 볼 수 없는 격렬함이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최근 일고있는 미식축구 붐을 설명.
WL소속 선수 대다수는 NFL출신. 이 때문에 아직은 NFL 2군이라는 평을 듣는다. 선수뿐만 아니라 코칭 스태프 상당수도 NFL로부터 스카우트해 팀을 맡기고 있는 실정.
팀 운영 또한 마찬가지로 NFL방식을 도입, 각 기업체들로부터의 스폰서에 의존하고 있는데 항공회사나 호텔 등이 대종.
경비 중 선수 월 급여는 포지션별로 차등 지급하는 게 특색. 주 포지션인 쿼터백의 경우 기본급 2만5천 달러 (한화 2천만원 안팎)에다 팀 공헌도에 따라 별도의 보너스를 추가 지급 하는 것으로 돼 있다.
맏형 격인 NFL측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엔 NFL구단 오너그룹에서 팀별로 50만 달러씩을 출연, 지원하는 한편 NFL소속 선수 1백명을 파견, 경기력 향상을 측면 지원할 계획.
아무튼 미국을 발원지로 출범한 미식축구는 NFL의 세계 전략에 편승, 유럽뿐만 아니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남미로 영역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조만간 가맹국만 줄잡아 30개국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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