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가맹점 업그레이드 나선 BBQ 윤홍근 회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치킨을 이끄는 윤홍근(사진) ㈜제너시스BBQ 회장이 '올리브 치킨'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새로운(New) 형태의 점포라는 의미에서 'BBQ N-타입(N-type)'으로 명명된 새 프로젝트는 전국 1850 군데 BBQ치킨 가맹점을 더 좋은 상권으로 옮기겠다는 야심찬 내용이다. 기존 BBQ치킨 가맹점이 주로 골목 상권이나 아파트 상가에 둥지를 틀고 있어 BBQ 브랜드 파워보다 고객 노출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BBQ는 골목상권에 자리 잡은 가맹점을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 상권으로 옮기고, 매장 크기도 8~10평 위주에서 20평 정도로 확대할 계획이다. 점포 성격도 달라진다. 종전엔 배달 위주였지만 앞으로는 내방객들을 받는다.

윤 회장은 "주부들이 차를 마시고, 초등학생들 생일잔치도 여는 '치킨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점포를 이전하기 어려운 가맹점에는 본사가 직접 대출해 줄 계획도 세웠다. BBQ는 이미 7개 가맹점을 N-타입으로 바꿨다.▶5월 말까지 100개▶연말 500개▶내년 말까지 1100개의 가맹점을 바꿔 2009년에는 모든 가맹점 개편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이런 '집단 이주'는 유례가 없다. 당연히 가맹점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윤 회장은 가맹점을 설득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대로변 상권 진출로 브랜드를 노출하는 것만으로 매출이 30% 늘고, 내점 고객을 받고 새로운 동네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 매출이 40% 추가로 늘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가맹점은 숍인숍(점포 내 소형 점포) 형태로 ▶유기농 쌀.야채 주문 및 배달 판매▶장난감과 캐릭터 팬시상품 판매▶택배 취급점 및 여행사 모집 업무 등으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가맹점들과의 갈등과 관련해서는 "다소 억울한 점도 있지만 1등 기업답게 완벽하게 행동하지 못하고 그런 빌미를 제공한 게 불찰"이라며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크기 위한 '성장통(成長痛)'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개선책도 마련했다. 판촉물 선정 등 마케팅 지원활동에 가맹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가맹점 사장들을 '마케팅 위원회'에 더 많이 참여시키기로 했다. 아예 가맹점 사장 만으로 분쟁조정위를 구성해 본사와 가맹점 간의 갈등을 직접 조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BBQ는 연말까지 30개국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18개국에 BBQ 깃발을 꽂았다. 윤 회장은 가맹사업법 개정안과 관련해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는 국가의 지원 없이도 글로벌 지식 서비스사업으로 성장했다"며 "법안이 글로벌 브랜드와 힘겨운 경쟁을 벌이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