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의 러시아 진출 도울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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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악조건 속에서도 단기간동안에 눈부신 경제도약을 이뤄낸 한국의 경험은 비슷한 처지에서 시장경제 도입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우리 러시아에 값진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빅토르 부카토 모스크바 기업진흥은행장은 만일 중앙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하고『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 라는 러시아속담을 들어가며 한국의 헙력과 지원을 거듭 당부했다.
부카토은행장은 한국발전연구원(이사장 안무혁) 주최로 이날부터 이틀동안 서울대 호암관에서 열린「한국의 경제발전과 독립국가연합(CIS)의 경제개혁」에 관한 한·CIS 공동학술심포지엄 참석 차 내한했다.
-가격자유화·공기업민영화 등 충격요법을 동원한 러시아의 급진경제개혁이 결국 러시아 사회에 충격만 주고 요법은 되지 못하고 있는데.
『당초 기대와는 달리 물가는 치솟는데도 수입은 제자리걸음이다. 생산도 격감했다. 민영화율은 5%에도 못 미치고있으며 그나마 자본축적이 미흡해 대기업의 민영화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개혁이 사회체제전방을 개조하려는 것인 만큼 충격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열린 러시아인민대의원 대회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함을 노출했다. 정치안정이 뒷받침되지 않고서 경제개혁이 성공할 수 있겠는가.
『옐친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확고하다. 대의원들은 개혁자체에 대한반대가 아니라 개혁의 완급·방법과 관련해「보완」을 요구했을 뿐이다.』
-서방측의 대 러시아원조에 대해서는.
『서방 선진7개국(G7) 등 각국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유럽부흥개발은행(EBRD)등 국제기구들이 잇따라 막대한 원조를 약속해 줘 큰 힘이 되고있는 것은 사실이나 약속에 그치지 말고 실전이 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둔다. 일부 국가들은 구 소련의 핵무기·외채상환문제를 걸고 넘어지면서 대 러시아원조를 말만으로 그친 경우가 있었다. 이와 관련, 한국이 대 러시아원조에 적극 나서준데 대해 감사드린다. 우리는 또 G7이 최근「약속한」2백40억 달러의 원조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부카토 은행장은 끝으로 모스크바 기업진흥은행은 지난 90년10월 3백명의 주주들이 18억루블의 자본금으로 설립한 러시아 최대의 순수민간은행이라면서 한국기업의 러시아 진출에 정보제공·투자자문 등 많은 도움을 줄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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