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아가씨」판촉 부럽지 않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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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내 향토미인대회는 「내수용」으로 전락
미국의 목화아가씨가 방한,여성의 아름다움을 이용한 판촉활동이 눈길을 끌고있다.
54년 전부터 시작된 전통깊은 목화아가씨 선발은 수영복 심사 등 외형적인 미 보다는 지적수준·언어구사 등 내면적인 미를 가리는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잡았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미국 방직협회는 목화아가씨의 「상품효과」를 높이기 위해 19∼23세의 미혼여성을 선발,거액을 들여 예절과 면화에 대한 상세한 지식을 가르치고 연설방법·패션쇼·외국의 문화적응 훈련을 시킨뒤 6개월동안 미 면화를 수입하는 외국의 대수요자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백대 1의 경쟁을 통해 주로 대학 재학생중에서 선발된 아가씨에게는 1만달러의 장학금과 해외판촉 활동에 수반되는 경비만을 지원할뿐 활동이 만료된 이후에는 연예계 진출보다 다시 다니던 학교로 복학을 유도해 목화아가씨의 신선한 이미지를 계속 유지시키고 있다.
국내에도 80년대부터 감귤과 인삼·고추·능금·마늘아가씨 등 특산물별로 주산지에서 미인선발대회를 펼치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판촉활동 보다는 선발행사 자체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 대구의 섬유아가씨,부산의 신발아가씨 등 수출 주종 업종별로도 협회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판촉활동용 미인을 선발하고 있으나 활동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아직은 해외 판촉활동의 한계 때문에 「내수용」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남 창녕의 오이아가씨는 87년부터 2년간 선발한뒤 그만두었고 이달초 선발예정이던 전남 무안의 양파아가씨는 『양파값이 폭락하는데 무슨 축제냐』는 현지의 반대여론에 부닥쳐 뽑지못했다. 『여성을 상품화 하고 있다』는 등 일부의 반발도 있지만 토틀마키팅 시대에 적합한 판촉활동의 하나로 꼽히는 이상 이왕 할바에야 예산의 뒷받침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판촉에 나설 필요가 있다.<이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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