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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응창기배 잡음 끝에 연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숱한 잡음에도 불구하고 29일부터 동경에서 강행될 예정이던 제2회 응창기배 세계 바둑대회가 끝내 7월로 연기되었다.
대만 재벌 응창기씨를 대신해 응창기배·세계 청소년 바둑 대회·세계 컴퓨터 바둑 대회 등을 주관해온 「응창기 바둑 기금」은 지난 23일 이같은 연기 사실을 한국기원 김인 상임이사에게 통보해왔다.
그동안 중국 측은 응씨가 천안문 사건 이후 미국으로 도피한 강주구 9단 (1회 대회 시드 잔류자), 세계 최강의 여류 기사지만 현재 일본에서 장기 체류 중인 예내위 9단의 참가를 고집하자 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위협해왔다.
또 일본측은 응 씨가 이번 대회에 새로 도입한 규정 (초읽기를 없애고 제한 시간 초과 시 2집 공제, 30분 지나면 다시 2집을 공제하고 1시간30분 초과면 실격)에 반발해 고바야시 9단, 가토 9단 등이 개인적인 대회 보이콧을 선언했으며 한국기원도 이 규정에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밝힌바 있었다.
이 와중에서 가장 곤란했던 사람은 임해봉 9단. 대만에서 대 고수 칭호를 받았고 응 씨로부터 물심양면의 후원과 전폭적인 총애를 받아온 임해봉이지만 상해 출신의 그는 본토 바둑계의 고충을 못 본체 할 수 없어 최근까지 출전 여부를 보류했던 것.
응씨 측은 한·중·일에 특사를 보내 설득을 계속해왔으나 상황이 계속 악화되어 2류 대회 전락의 기미를 보이자 대회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제4기 동양증권배 세계 바둑 선수권 대회 국내 예선이 오는 28일∼5월11일 한국 기원 5층 대회장에서 개최된다.
우승 상금 1억원, 총 예산 3억8천6백만원으로 부쩍 커진 동양증권배는 오는 8월 세계 24강이 겨루는 본선 토너먼트를 시작할 예정인데 이번 예선에선 한국 쪽 출전 선수 9명 중 5명을 선발한다.
전회 챔피언인 이창호 5단과 4강 진출자인 조훈현 9단은 시드를 확보한 상태고 서봉수 9단, 유창혁 5단은 한국기원 추천 케이스.
본선 24강은 한국 9명 외에 일본이 시드인 임해봉 9단·조치훈 9단을 포함해 7명, 중국 41명, 대만 2명, 미국 1명, 유럽 1명. 준결승은 3번 기, 결승은 5번 기로 치러지며 제한 시간은 예선·본선 모두 각 3시간이다. <박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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