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일가 이권개입/재선가도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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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세형제·세아들,“각종사업 중개”거액 챙겨/직접관여 증거는 없으나 구설수 계속될 듯
재선을 노리는 조지 부시 미대통령이 가족들의 이권개입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부시는 대통령재임 3년동안 세형제와 세아들이 미국정부나 외국정부와 관련된 일이나 사업을 하면서 이권을 챙긴 사실들이 폭로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이들의 이권활동에 직접 개입한 증거는 없으나 여러 정황으로 보아 대통령의 가족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을 이들은 성사시키며 보수도 엄청나게 받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등 미언론보도에 따르면 부시 일가중 가장 큰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사람은 한살 위 형인 프레스코트 부시(69)다.
오랫동안 뉴욕의 한 보험중개회사에서 일한 프레스코트 부시는 동생 부시 대통령이 레이건 행정부에서 부통령이 된 직후 미국뿐 아니라 남미·아시아기업들을 상대로 무역 및 국제경영상담업을 시작했다.
특히 중국과 많은 비즈니스를 개발한 프레스코트는 1천8백만달러 규모 상해골프장건설에서 3명의 공동투자가 가운데 한명이 되었다.
부시 대통령은 의회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최혜국 대우에 조건을 붙이는 법안을 계속 거부해왔다.
프레스코트는 또 뉴욕의 한 금융서비스 및 무역회사에 범죄조직관련으로 말썽이 된 일본의 서추쇼기업을 소개,38%(5백만달러)의 지분을 획득하도록 중개하는 등으로 1백만달러를 받았다.
동생인 윌리엄 부시(53)는 지난 89년 세인트루이스의 사우스웨스트은행이사에 초빙되자 이 은행 돈을 빌려 다른 한 은행을 사 이를 연방정부보증 소기업대출 전문은행으로 발전시켰다.
부시 대통령의 바로 밑 아우 조너선 부시(60)는 형인 부시 대통령의 영향력과 관련된 스캔들은 없으나 뉴욕에서 증권중개업을 하면서 등록도 하지 않고 코네티컷등 다른 주에서도 영업하는등 불법행위로 벌금처벌을 받았다.
세 아들이 관련된 스캔들은 형제들보다 부시 대통령을 더 괴롭히고 있다.
큰 아들 조지(45)는 조그만 석유회사를 운영하다 아버지가 부통령이 된 후인 86년 더큰 석유회사와 합병,이 회사의 이사겸 상담역,주주로 활약하며 시장값보다 낮은 금리로 이 회사의 돈을 빌려 이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바레인 정부로부터 석유개발권을 획득하는등 외부 및 외국자본유치와 다른 회사인수에 중요한 역할을 한 조지는 이 회사주식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회사의 나쁜 경영실적보고가 발표되기 직전 매각했다. 그후 이 회사 주가가 절반이하로 떨어져 조지가 내부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둘째아들 존(39)은 플로리다주에서 쿠바출신 기업가의 부동산업을 하며 지난 85년 한은행으로부터 4백60만달러의 거액을 신용대출받아 업무용 빌딩을 사들였다가 파산했다.
그는 연방감독당국과 협상끝에 50만5천달러만을 상환키로 해 정부가 나머지 4백만달러의 빚을 떠맡게 되었다.
그는 88년 쿠바계 미국인을 교육장관에 임명토록 노력하기도 했다.
셋째아들 닐(37)은 오래전부터 금융스캔들에 휘말려 있다.
부시가 부통령으로 있던 85∼87년 사이 한 저축대출은행이사로 초빙되어 일하면서 동업자 두명에게 1억달러의 자금대출을 해주었는데 이 은행은 10억달러의 부담을 연방정부에 넘기고 파산했다.
부시가족의 스캔들은 민주당후보로 확정적인 클린턴 아칸소주지사의 부인이 관여한 변호사회사에 대한 특혜등 각종 스캔들이 폭로된 후에 제기되고 있어 이번 미국대통령선거에선 후보가족들의 이권개입스캔들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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