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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더뿌룩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문>38세의 직장 남성이다. 먹기만 하면 속이 거북하고 음식이 그대로 얹혀 있는 기분이다. 식사 때가 돼도 배고픈 줄 모르고 가끔 구역질도 난다. 동네 병원에서 위염이라는 얘기를 듣고 종합병원에 가서 내시경 검사 등을 했으나 의사는 경미한 위염이 있지만 건강에는 지장이 없으니 걱정 말라고 한다.

<답>종합병원에서 내시경검사 등 정밀검사를 받았다니 의사의 진단은 정확하리라 생각한다. 질문자가 느끼는 증상은 위염에 의한 소화불량이라고 일단 말하고 싶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소화기내과분야에서 위염만큼이나 원인을 찾고 진단을 내리기도, 또 치료처방을 하기도 어려운 병은 없다. 그래서 질문자가 찾은 종합병원 의사도 걱정 말라고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질문자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람은 아주 많다. 하지만 증상은 같아도 위 내시경검사 등을 실시해보면 위염이 있는 사람도 있고 위 속이 멀쩡한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위염이 상당히 심한 편인데도 소화불량 증세 같은 것을 못 느낀다고 한다.
위염은 이처럼 너무 복잡한 병이므로 질문자가 당장에 느끼는 소화불량 쪽에 초점을 맞춰보자. 우리의 주는 음식물을 저장하고 소화해내는 두 가지의 큰 기능을 갖고 있는데 이들 두 기능 중 어느 하나만 불완전해도 소화불량이 나타난다. 음식물의 저장기능을 주 역할로 하는 위의 상부는 웬만큼 많이 먹어도 팽만감을 느끼지 못할 만큼 신축성이 뛰어난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을 쓰게되면 신축성이 나빠져 소화불량증이 오게된다.
소화기능을 맡고있는 위의 하부 역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에 의해 기능이 나빠져 소화불량증이 나타난다. 그러나 아주 드물게는 당뇨·갑상선기능 저하증과 같은 질환, 혹은 항 신경제와 같은 약물에 의해서도 소화불량이 있을 수 있으므로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이 같은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에 의해 소화불량증이 발생했을 경우 환자는 위를 편안히 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물리치도록 해야한다. 먼저 위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맵거나 짠 자극성 음식 등을 피하고 철저히 금주해야 하며 보약 등을 비롯,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약물의 복용을 삼가는 게 좋다. 송인성 교수<서울대의대·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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