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생산성 높인다/미·일 등서 각광받는 배경음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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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공장·사무실 등서 근로의욕 북돋워/국내 일부기업서도 도입… 아직은 걸음마 수준
음악은 감상하는 것이란 통념에서 벗어나 생산성 향상의 「도구」로까지 활용하고 있는 미국·일본 등에서 최근 배경음악 산업이 성업중이다.
배경음악(BGM)이란 공장·사무실·판매장 등에서 근무시간 도중에 음악을 틀어 생산성과 판매량을 높이는데 활용되는 일종의 「산업음악」이다.
가령 아침에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 사람이 차분해지고 점심식사 후에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졸음이 가셔 일의 능률이 나아진다는 것이다.
배경음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BBC 방송이 군수공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처음 도입했으며 미·일 등에서는 최근 생산공장·백화점·호텔·일반사무실 등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일 IBM사는 최근 배경음악을 도입한뒤 키펀치 근로자의 시간당 펀치수가 9백44타에서 1천1백20타로,에러율은 천타당 2.46개에서 1.55개로 줄어들어 생산성이 향상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 전국에 40개 대리점을 갖고있고 동경에만 1만5천여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토요 BGM을 비롯,총 6개 BGM사가 영업중이며 배경음악 산업은 새로운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백화점들은 일찍부터 고객유치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배경음악을 마킷팅 전략의 하나로 중시해왔다.
2천5백장의 클래식·팝송·가곡 등을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평일 오전에는 조용한 클래식,오후는 경쾌한 팝송,휴일은 샹송과 영화음악 등으로 구분해 음악을 틀고있다.
또 한국 수출산업 공단내 경인산업기기가 1년전부터 작업장 내에서 오후에 가요를 방송하는등 많은 중소제조업체들이 배경음악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주먹구구식으로 최신 히트곡 테이프 등을 트는 정도이며 수출공단내 L사와 같이 3년전에 이미 『근로자들의 정신을 산만하게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도중에 중단한 곳도 있는 등 배경음악은 아직 초보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편 해태전자는 일본 토요BGM사와 기술제휴로 국내 기업체를 대상으로 배경음악 전용테이프 임대,오디오기기 판매,프로그램제작 등을 해주는 배경음악 사업에 본격진출,관심을 끌고있다.
배경음악 테이프는 곡을 클래식·팝송 등 음악장르에 상관없이 경쾌하고 조용한 정도 등에 따라 6종류로 분류,2시간 분량의 테이프에 같은 분위기의 음악을 개당 40곡씩 담고있다.
해태전자의 황수근 배경음악사업본부장은 『기업들이 최근 생산성 향상과 고객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전망이 밝다』며 『백화점·호텔·은행·공장·사무실 등을 상대로 올해 2백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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