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청소년 합동 수련회 추진"|보이스카우트 총재 취임 박건배 해태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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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1세기를 이끌어 갈 건전한 청소년을 육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27일 국내 청소년 단체로는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 보이스카우트 연맹 제12대 총재에 취임한 박건배 해태 그룹 회장은 물질만능·이기주의로 팽배해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전국민의 스카우트 화」로 밝고 건강한 사회를 이룩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박건배 총재를 초대, 보이스카우트 연맹의 진로·역할 등을 들어본다.
-보이스카우트 연맹과는 언제부터 인연을 맺었는지요.
▲저 자신이 유년 대 출신입니다. 해태 그룹 회장 (83년)을 맡은 지 1년 만인 84년부터 부총재로 일해 왔으며 86년부터는 지원 재단 이사장까지 겸해 만 9년이 되었습니다.
-올해가 창립 70주년인데 앞으로 추진할 중점 사업은 무엇입니까.
▲그 동안 바람직한 청소년 상 정립, 건전한 청소년 문화 정착에 보이스카우트가 한몫 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지난해 세계 잼버리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국제 스카우트 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제는 스카우트 활동 내실화로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청소년 활동의 메카로 자리 잡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스카우트 발전 특별 위원회」를 구성하고 2000년대를 향한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나가는 한편 청소년들에게 호감이 가는 프로그램을 빠른 시일 내에 개발토록 하겠습니다. 특히 남북 청소년들의 이질감 해소를 위해 중국 등 제3국에서 합동 수련회를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유년 대(국교 생)의 경우 가입이 무척 어려운데 해소 방안은 없는지요.
▲근본적으로 지도자가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1개 대(36명) 에 두 명의 지도자가 원칙이지만 현재 25∼26명의 대원에 한 명의 지도자뿐입니다. 그 동안 6만 명이 지도자 교육을 받았는데 현재 활동하고 있는 지도자는 1만5천명을 간신히 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도자가 3만 명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중앙 연맹에 비해 지방 연맹의 활동이 부진한 이유는.
▲ 16개 지방 연맹이 있습니다만 서울·부산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활동이 부진한 것이 사실입니다. 재정적인 이유보다는 지도자 확보가 어려운데서 기인한 것으로 봅니다. 중앙 연맹이 갖고 있는 권한을 대폭 지방 연맹으로 이양하고 지원을 확대, 활성화하도록 추진하겠습니다.
-앞으로 스카우트의 활동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셨는지요.
▲학교 중심에서 탈피, 유럽이나 미국처럼 지역 중심으로 스카우트대가 운영되도록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카우트는 명예이며 사회에 봉사하는 자원 단체입니다.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스카우트 운동이 활성화돼야 하며 이는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절대적입니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전 국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지난해의 고성 세계 잼버리 대회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나오는지요 .
▲참가국들로부터 역대 대회 중 가장 훌륭한 대회였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외국 출장 중에 만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한국의 전통과 세계의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멋진 대회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관련 단체들과 약간의 마찰이 있는 등 뒤처리가 매끄럽지 못한 것이 흠이었습니다. <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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