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석권 예상깨고 곳곳서 혼전/중부권(권역별 판세점검: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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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당 돌출로 민자 방풍작전 부심 강원/당중진 고전속 여 9곳중 6곳 자신 충북/무소속 도전거세 「JP아성」흔들려 대전 충남
서울등 수도권을 제외한 중부권의 민자당 텃밭 강원·충청지역에서도 야릇한 기류가 감돌고 있다.
전역이 민자당일색이던 강원도에 「정주영바람」이 새로운 기압골을 형성하고 있고,13대 JP바람을 일으켰던 충청권엔 JP아성이 흔들거리는등 이변의 조짐이 꿈틀거리고 있는 가운데 선거 나흘을 앞둔 20일 현재까지도 판세윤곽이 불투명할 정도로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강원◁
「강원도당」을 표방하며 출범한 국민당의 강력한 도전에 민자당후보들이 곳곳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국민당후보들은 정대표의 고향이 이북에 있는 강원도 통천군인 사실을 들어 『드디어 우리지역에도 우리를 대변해줄 인물이 나섰다』며 『그동안 아랫녘(영·호남)사람들에게 당해온 무대접·푸대접의 소외감 한을 씻자』고 마구 지역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때문에 선거초반만해도 시큰둥하던 지역감정이 서서히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게 선거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아직은 13대 영·호남을 휩쓸었던 돌풍현상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강원도당」이란 말 한마디에 지역정서가 크게 동요하고 있는건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에 힘입어 국민당은 14선거구중 6∼7곳은 이미 『함락시켜 놓은 상태』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자당쪽은 국민당후보와의 2파전 양상을 띠는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 은메달감』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국민당 1곳·무소속 1곳을 제외한 12곳을 석권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반적인 열세를 시인하면서 1곳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민자·국민후보간 접전을 벌이는 곳은 철원­화천(김재순­이경희),속초­고성(정재철­김용현) 동해(홍희표­김효영),명주­양양(김문기­최각길),원주(함종한­원광호) 등이며 춘천­양구­인제에선 이민섭(민자) 허경구(민주) 홍종욱(국민)후보간에,태백에선 유승규(민자),김상봉(국민),배진(민중) 후보간에 팽팽한 3파전이 전개되고 있고 강릉은 무소속 최돈웅 후보가 민자 최종완 후보를 다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당은 정대표의 22일 춘천집회로 막판 돌풍을 연출하겠다는 기세이나 민자당은 공조직을 총동원,밑바닥 발목잡기로 필사의 방풍 작전에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민자당측은 『정대표가 재계 1인자에 오를때까지 강원연고를 내세울게 없고 지역발전에 도움준 사실이 없으며 해방이후 세대들은 통천이 동향이란 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며 바람은 거품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민당관계자들은 『6명의 야당의원을 배출한 13대 선거가 말해주듯 집권여당에 비판적 성향이 폭넓게 확산돼 있으며 반호남의 정서까지 겹쳐 민자·민주를 떠난 부동표가 「도당」이란 애착심과 함께 속속 민자당으로 빨려들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한 국민당바람이 나흘후 돌풍으로 변할지,미풍에 그칠지는 누구도 예측키 어려운 상황이다.
▷충북◁
전통여세지역이었으나 지난 진천­음성 보궐선거때 야당이 당선됐듯 변모하는 농촌의 민심이 여당의 오랜 뿌리를 흔들어 놓고 있다.
다만 사무총장·원내총무출신의 중진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등 당의 간판보다는 후보개인의 얼굴무게 등으로 9개선거구중 6곳에서 민자당이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몇차례 선거에서 전국 최다득표율을 기록하는등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던 김종호·박준병 의원 등이 괴산과 영동­보은­옥천에서 각각 민주당 김동관,국민당 어준선 후보 등에 고전하는등 결코 쉬운 싸움만은 아니라는게 대체적인 관전평이다.
청주을에선 민자 임광수·민주 정기호 후보간 2파전,충주­중원에선 이종근(민자)·진치범(국민)·김선길(무소속) 후보간 3파전,진천­음성에선 민태구(민자)·허탁(민주)·정우택(국민)·이원배(무소속)후보간 4파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민자당측은 18일 청주무심천고수부지에서 가진 김영삼 대표참석 정당연설회에 2만여 청중이 모인 대목을 두고 『YS바람이 분다』며 청주인근이 모두 안정권에 진입했다고 흘리고 있으나 좀체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충북인 특유의 기질에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것.
▷대전·충남◁
김종필 민자당최고위원의 고군분투에도 불구,13대와 같은 JP강풍 재현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속에 총선을 나흘앞둔 현재까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혼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의 민자당 자체분석결과 이 지역은 43%·백중 18%·열세 39%로 나타난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무응답 50%」로 말수가 적어 민자당상황실은 『목표의석을 가장 많이 위협받는 지역』으로 꼽고 있다.
민자당은 대전 5곳중 대덕 이인구 의원만을 안정권으로 보고 있고 충남 14곳에선 백중지역이 8∼9곳에 이르긴 하나 근소한 차이로나마 전원 당선될 수 있다고 겉으로는 말하고 있다.
특히 20일부터 시작된 JP의 이 지역 바람몰이에 늦바람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면서 승산을 점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대전 동을(송천영),서산­태안(한영수) 등에서 우세내지 백중우세를 보이고 있으며 예산에서 오장섭(민자)·박병선(국민)후보와 3파전을 벌이는 김성식 후보,민자당 조부영 후보와 맞붙은 청양­홍성의 홍문표 후보,민자 황명수 후보에 도전중인 온양­아산의 이진구 후보 등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당은 대전서­유성(김태용),논산(김범명),연기(박희부) 등에서 백중우세 또는 백중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당은 이와 함께 대천­보령(박창규) 등도 JP바람만 차단한다면 민자의 거물인 김용환 후보를 너끈히 꺾을 수 있노라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무소속후보들의 도전도 만만찮아 대전중 강창희,천안시 성무용 후보가 각각 민자의 김홍만·정일영 후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투고 있고 공주의 이상재,서천 조중연 후보 등이 역시 민자의 윤재기·이긍규 후보와 백중세 또는 백중우세현상을 보이고 있다.<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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