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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을(총선 경제특구: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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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만제 정부안정돼야 경제도 안정/홍사덕 정치권력 부패로 “지렁이꼴”/이신범 불로소득 척결이 최대과제
선거는 정책대결의 장이어야 한다고 누구나 말한다. 또 이번 선거의 최대현안은 다들 경제문제라고 한다. 그런 뜻에서 강남갑(황병태·이중재·김동길),강남을(김만제·홍사덕·이신범),울산동(서정의·정몽준·권처흥) 등은 여야의 「경제통」들끼리 또는 노사·노로간에 맞붙은 14대 「경제특구」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지역구별로 후보들의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비교하는 지상정책대결기획을 마련한다.<편집자주>
강남을에 출마한 세후보 모두 표현의 강도는 다르지만 요즘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데 토를 달지 않는다. 경제를 되살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도 차이가 없다.
소득·교육수준이 중상으로 분류되는 「지역성향」으로 봐 인신공격이나 소소한 지역개발공약이 먹혀들리라 판단하지 않는성 싶고 출신정당의 브레인을 자처하는 각 후보들로서는 보다 큰 틀에서의 역할론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인상이다.
경제가 어렵고 정치가 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현실과 경제를 회생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에 공감한다해서 원인분석과 치유방법이 같을 수는 없다.
김만제(민자)후보는 『민주화 추진과정에서 각 이해집단의 욕구가 분출되고 허약한 정부,특히 여소야대국면에서 이에 따른 사회적 지출이 증가,인플레등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있다. 따라서 『안정된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홍사덕(민주)후보는 『우리경제 최대의 문제는 「기관차」격인 기업의 의욕상실이며 이는 부패한 정치권력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시아 4마리의 용중 한국만이 지렁이로 전락한 것은 단하나 「썩은 권력이냐 청렴한 권력이냐의 차이뿐」이란 것이다.
이신범(신정)후보는 「불로소득의 척결」이 최대의 과제며 이를 위해선 금융실명제·세제개혁·중앙은행독립 등이 요구되지만 이는 기존 정치인의 부도덕성 때문에 가로 막히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은 현 정치판을 갈아엎음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역구의원을 뽑는 선거지만 지역특성을 고려해선지 또는 자신의 비중을 의식해선지 대체로 지역적 이슈에는 관심정도가 덜한 편이다. 김후보가 「지역주민과의 밀착」을 강조하고 주차난해소등 지역관심사항을 거론하긴 했지만 더 큰 틀의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홍후보는 「부분이 전체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는 논리로 「지역이슈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밝힌다. 이후보도 근로소득세나 집세 오름세 등에 지역주민의 관심이 있다고는 보면서도 해결은 정치판의 개혁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최근 선거때면 등장하는 단골 경제메뉴에 대해 이들의 논리는 이제껏 여야가 벌여온 공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근소세와 관련,김후보는 60%가 과세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현실에서 근소세경감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이 될 수 없으며 인기영합에 불과하다고 공박하고 있고 홍후보와 이후보는 무조건 깎자는 것이 아니라 재산소득과의 형평차원에서 재산소득 과세 강화를 통한 세원확보를 전제로 근소세를 경감해야 한다는 논리다.
금융실명제에 대해 김후보는 한번에 추진할 경우 경제를 망치게 되며 따라서 이자의 합산과세·세율인하등부터 단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반면 홍후보는 그동안의 추진·좌절과정에서 치러야 할 대가는 이미 치렀고 다만 몇몇 소수만이 치를 대가가 남아있는만큼 미룰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고,이후보도 여야합의의 약속사항이기도 한 실명제는 정치권의 도덕성회복을 위해서도 더이상 늦출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인식과 논리틀을 의회에서 펼쳐보이기 위해 각 후보들은 스스로의 성격을 단순·명쾌하게 내보일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김후보는 과거 재무장관·부총리 시절의 업적을 앞세워 「물가안정의 주역·흑자경제의 기수」를 자처하며 「우리 경제를 살립시다」라는데 강조점을 두고 있으며 홍후보는 「권력이 깨끗해지면 경제는 기업인들이 살려냅니다」라는 논리로 초선의원때부터 자신의 재산을 공개해왔다는 청렴성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이후보는 과거 오랜 민주화 투쟁경력을 내보이면서 정치권의 개혁을 통해 불로소득 척결·경제정의 실현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고 있다.<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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