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목 너무 많고 기준도 획일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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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법대가는 학생­미대가는 학생 똑같이 필수 26과목/외국의 2배… 개편 시급
각급학교 교육과정의 혁신이 시급하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를 담은 교육과정이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기준만으로 짜이고 학습부담이 크면서도 정작 필요한 것보다 시험공부로만 끝나는 것들이 많다.<관계기사 11면>
그때문에 학생의 적성·능력·진로의 다양성과 특수성이 무시돼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교과목의 필수화와 다과목 분산이수형의 교육방법은 치열한 입시경쟁의 여건과 겹쳐 학생들을 공부벌레로 만들 뿐 교육의 본질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
무거운 책가방,피상적인 암기 주입식교육 등 부정적인 우리교육의 특징은 교육과정이 왜곡된 결과다.
지난해 제6차 교육과정개정 연구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고교생들의 필수과목수는 전체과목 26∼27개중 21∼23개로 미국·독일·프랑스 등보다 10여개가 많다.
또 학기당 이수과목수도 외국의 5∼10개의 3∼4배에 이른다.
미대와 음대를 지망하는 학생이나 법대·경상대 등을 희망하는 학생이나 똑같이 고교3년동안 26개 같은 과목을 공부해야 한다. 특수분야의 학생들까지 보통학생을 강요하는 것이다.
입시위주로 획일화된 교육과정은 공부 잘하는 소수의 학생들을 위해 체육·특활시간 등까지 축소시키고 나머지 대다수학생들은 방치된 상태에 놓아두는 현실을 낳았다.
95년시행 제6차 교육과정도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취지를 앞세웠으나 실제결과는 크게 미흡하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요구하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이제 교육수혜자의 필요가 반영되는 교육과정의 모색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지적이다.<이덕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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