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유료화…가입자 반발|4월부터 13만명 대상 징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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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 PC통신수에 의해 실시중인 각종 정보검색 서비스가 4월1일부터 유료화 된다.
그러나 현재 많은 이용자들은 유료화가 준비기간 없이 너무 급속히 이뤄지고 이용료 결제방법·프로그램소유권 등이 자신들에게 크게 불리하게 돼 있다고 주장, 이의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지난 88년부터 시작된 정보검색 시스템으로 25개 메인 메뉴에 70여 개의 데이터 베이스가 구축돼 가입자만도 국내 최대인 13만5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그 동안 무료로 각종 정보가 제공돼왔으나 지난해 12월 한국통신을 비롯한 13개회사의 공동출자로 출범한 한국PC통신이 서비스를 맡게되면서 유료화 됐다.
한국PC통신은 지난1월 서비스안내 중 게시판화면을 통해 가입자들에게 유료화에 따른 약관을 공시했다.
총3장44조로 구성된 이 약관은 가입비 1만원(올12월까지는 면제)외에 4욀1일부터 월 사용료로 9천9백원(부가세포함)씩 을 징수한다는 것.
요금납부는 반드시 신용카드(외환·국민·비씨·엘지)로 하게 돼있다.
가입자중 한사람인 남원근씨(24·고려대 휴학 중)는 『공공요금징수는 충분한 기간을 두고 관계전문가와 소비자 등이 모여 문제점이 없도록 미리 공청회 등을 통해 논의한 뒤 징수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런 급작스런 일방적 통고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남씨는 또 『전화선으로 연결된 국내의 PC통신 전송속도가 2천4백bps로 선진국의 9천6백bps에 비해 4배나 느려 전화세가 훨씬 많이 나오고 잡음·단절 등이 잦은데 이런 기본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성급히 사용료만 받으려 하고있다』고 비난했다.
부산지역의 경우는 1천2백bps로 수도권지역보다 2배나 더 느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가입자 위명환씨(26·컴퓨터관계 저술가)는 『13만 가입자중 학생이 60%이상인데 이들에게 발급되기 어려운 신용카드로만 납부토록 한다는 것은 이용자 편의를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위씨는 이어 『그 동안 가입자들이 각종 동호회원간 편의를 외해 수천∼수만 종의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해놓았는데 약관에 이의 언급이 없어 앞으로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의 검색에도 사용료를 지불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대다수의 가입자들이 재 가입을 포기하거나 자신이 입력한 프로그램을 모두 제거해버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한국PC통신 관계자는 『사용료를 현금이나 은행지로로 징수할 경우 미납자에 대해 일일이 찾아다닐 수가 없어 신용카드결제로 결정했는데 부작용이 따를 경우 은행지로결제 등의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또 가입자 자신이 입력시킨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각자가 사전에 되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는 것.
한편 경희대 박순백교수(신문방송 학·컴퓨터 칼럼니스트)는 『정보통신서비스의 유료화는 당연하나 우리 나라는 서비스 품질과 데이터베이스의 개선 등은 뒷전에 둔 채 유료화만 성급히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교수는 『프로그램에 대한지적 소유권문제는 물론 국내 비음성통신 중 잡음이 유난히 많고 정보검색시간이 외국에 비해 몇 배나 많이 걸릴 뿐 아니라 중도에 단절되는 일이 많은데 이에 대한 보상대책이 먼저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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