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요격용 미 MD실험 또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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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최근 하와이 호놀룰루 인근 해상에서 고성능 미사일 요격체계인 고공 전역방위시스템(THAAD)을 이용해 북한이 보유한 것과 같은 스커드형 미사일 요격 실험에 성공했다고 미사일방어국(MDA)이 9일 밝혔다.

팜 로저스 MDA 대변인은 5일 호놀룰루 앞 해상에서 목표물(가상의 적 미사일)이 발사된 지 3분 뒤 육군 제6 방공포 여단 장병이 하와이 카우아이의 미사일 실험장에서 요격 미사일을 쏘아올렸으며, 목표물은 태평양 상공에서 격추됐다고 말했다.

미군은 이날 패트리엇 미사일이 적의 미사일을 요격할 때의 고도보다 높은 곳에서 목표 미사일을 격추하는 THAAD 시스템을 이용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주로 중.단거리 미사일 요격에 사용되지만 THAAD는 장거리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미군이 탄도미사일을 THAAD로 이용해 실험에 성공한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미 국방부는 "THAAD는 이동형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이므로 앞으로 우방국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THAAD를 그곳으로 옮겨 적의 미사일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THAAD는 기존의 MD 시스템보다 높은 고도에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으므로 MD 능력의 강화에 크게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로저스 대변인은 "THAAD는 패트리엇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 국방부가 THAAD를 완벽하게 개발한 다음 한국과 일본.유럽 등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미국의 MD 개발을 지지하는 단체인 'MD 옹호 연대'는 THAAD 실험이 성공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THAAD는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개발 의욕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 고공 전역방위시스템(THAAD)=미군이 장거리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새로 구축한 것이다. 상황에 따라 차량 발사대와 레이더, 통신 및 발사 관제소를 옮길 수 있는 이동 MD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7월 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 미사일 실험장에서 처음으로 요격실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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