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아동 치료엔 엄마·아빠가 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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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자폐 아동의 가장 좋은 의사는 부모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돌봤으면 충분히 치료 가능한데 대처가 늦어 치료가 어려운 안타까운 경우가 많아요."

다음달 3일부터 '자폐.정신지체 어린이 부모 교실'을 개설하는 연세대 작업치료학과 정보인(62.여.사진) 교수는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특수교육학 박사학위를 받고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박사 후 연구과정을 마친 특수교육 전문가다. 1987년 귀국 후 줄곧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맞서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해온 노력이 또 하나의 결실을 보게 된다.

정 교수는 이미 올해 초 서울시립아동병원 내에 자폐아동치료센터를 설립했다. 약물이 아닌 행동치료를 담당하는 곳으로는 국내 최초다.

그는 "아이에게 자폐 증상이 나타나면 부모는 자책감을 갖거나 절망하는데, 이렇게 되면 치료의 길에서 멀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설되는 부모 교실에서 교육할 내용은 아이들 눈높이에 따른 '맞춤형' 지도 방법이다. 교육대상은 자폐.정신지체 영유아나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다. 4주 동안 연세대 심리학과 정경미 교수와 함께 이론과 실습 강의를 각각 10시간씩 진행한다. 두 사람 모두 강사료 한 푼 받지 않는 자원봉사다. 수강료는 10만원이지만 학습도구 등 최소한의 준비물 마련 비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장애아 부모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부모 교실에 참가하려면 서울시립아동병원 홈페이지(childhosp.seoul.go.kr)에 접속해 등록하면 된다. 신청 기간은 14일까지다.

구민정 JE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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