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없는 “눈물의 졸업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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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성서국교생 다섯 친구 잃어 애절한 행사/“하늘은 아는지… 교문 나설 수가 없어요”
『언니·오빠들을 보내는 이자리에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는 친구들을 대신해 꽃다발을 안겨드립니다. 친구들이 어디에 있는지 하늘은 알까요.』
19일 오전 실종된 다섯 「개구리 어린이」의 모교인 대구시 이곡동 성서국교(교장 정문곤·59) 운동장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친구를 잃은 아픈 마음으로 언니·오빠를 보내야만 하는 5학년 4반 허경란양(12)의 송사는 숙연한 졸업식장을 더욱 애절하게 했다.
다섯어린이 가운데 학교의 유급결정으로 이번에 졸업을 못하게 된 우철원군(13)을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3백85명 친구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평소 재잘거리던 밝은 모습과는 달리 시종 눈물을 흠뻑 머금고 있었다.
답사에 나선 6학년4반 허정우군(13)은 『국민들의 관심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 친구들을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며 『다섯친구들의 부모를 생각하면 저절로 눈물이 나와 차마 저 교문을 나설 수가 없습니다』라고 울먹였다. 그순간 졸업식장은 온통 울음바다로 변했다.
철원군의 담임 김광자 교사(30)도 『담임을 맡으면서 애들을 모두 졸업시키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라며 고개를 돌렸다.
정든 학교를 떠나는 졸업생과 언니·오빠를 보내는 아우들이 한결같이 이들 다섯 어린이의 무소식을 안타까워하며 부르는 졸업식 노래가 다섯 어린이가 사라졌던 와룡산으로 애절하게 퍼져나갔다.<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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