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장군이오'… 적지서 LG 꺾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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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KTF의 리치(左)가 LG 이현민을 제치고 리바운드를 해내고 있다.[창원=연합뉴스]

프로축구 서울-수원이 라이벌 전을 벌인 8일, 프로농구에서도 '신 라이벌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정규리그 2위 창원 LG와 3위 부산 KTF가 벌인 2006~20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 창원실내체육관(5200석)에는 입석을 포함해 7888명의 관중이 입추의 여지 없이 들어찼다. 올 시즌 평균 관중(5412명) 1위를 차지할 정도의 열성파인 창원 홈 팬들은 '창원 LG'라고 쓴 노란색 수건으로 스탠드를 물들였다. 오른쪽 골대 뒤에서는 부산에서 원정 온 500여 명의 KTF 팬들이 열렬한 응원전을 펼쳤다.

두 팀은 '더비 매치'라고 불릴 만한 조건을 갖췄다. 부산과 창원은 버스로 30분 거리고, 두 팀의 모기업은 통신업계 라이벌이다.

성적도 호각세다. 정규리그 마지막 날까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웠다. 정규리그에선 3승3패로 팽팽했다.

이들이 4강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LG 신선우 감독은 "프로농구 10년간 이렇다 할 라이벌 구도가 없었다. 맞수가 자꾸 생겨야 선수들의 경기력도 올라가고, 프로농구도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멋지고 치열했다. 양 팀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공격을 주고받았고, 스코어도 엎치락뒤치락 요동쳤다.

KTF는 신기성(19득점.3어시스트)이 속공을 주도했고, 외국인 선수 간 맞대결에서 힘으로 상대를 눌렀다. LG는 찰스 민렌드(20득점)와 현주엽(15득점)이 내.외곽에서 분전했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서야 승자가 드러났다. LG는 75-78로 3점 뒤진 4쿼터 1분14초를 남기고 민렌드가 날린 회심의 3점슛이 림을 맞고 나왔다. 공격권을 쥔 KTF는 24초를 다 소비하고 나서 던진 조성민(8득점)의 사이드슛이 버저 소리와 함께 골망을 통과했다. 80-75, 남은 시간은 49.9초. LG는 민렌드의 덩크슛으로 마지막 안간힘을 써 봤지만 21초를 남기고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하는 바람에 역전할 기회를 놓쳐 버렸다. 최종 스코어는 82-79, KTF의 승리. 2차전은 10일 창원에서 열린다.

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 대구 오리온스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홈팀 모비스가 95-80으로 대승,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두 팀은 9일 오후 7시 울산에서 2차전을 갖는다.

창원=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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