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북 자금' 해결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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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6자회담의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8일부터 도쿄-서울-베이징을 순방한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날 "미.중 금융 당국이 복수의 해법을 북측에 제시했고, 북한 돈이 정상적으로 BDA를 빠져나오기 위한 세부 절차만 남겨 놓았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의 동북아 순방을 계기로 BDA 문제 해결과 2.13 합의 이행의 새 그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BDA에 북한 계좌를 새로 개설해 예치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북.미.중 간에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이 방안은 당초 파산할 것으로 알려진 BDA를 존속시키되 새로운 계좌의 예금주 명의는 지난달 19일 북.미 간의 약속대로 '인도주의적 목적'에 돈을 쓰도록 바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사히 신문도 7일 미국이 BDA 내 북한 계좌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은 "마카오 금융 당국은 'BDA가 불법 자금을 거래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BDA에 대한 제재 조치를 거부해 왔다"며 "미.중과 북한.마카오, BDA를 두루 만족시킬 방안으로 이 안이 급부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측이 이 방안을 수용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북측이 50여 BDA 계좌의 예금주 확인 절차를 하지 않고 있어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이번 순방 기간 중 BDA 해결 이후 북핵 폐기 절차와 6자회담 후속 일정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선 중국 측만 아니라 북측 인사와의 접촉도 예상된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2.13 합의 시 ▶북한 영변 핵시설의 폐쇄.봉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관 입국 ▶북한에 대한 중유 5만t 지원 등 '초기 이행 조치'를 14일까지 하기로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BDA 문제 때문에 초기 이행 조치의 시한이 순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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