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두바이’로 떠오르는 사할린에서 개발되는 석유와 가스는 최남단 프리고로드노예로 모아진 다음, 선박에 실려 수송된다. 사진은 대우건설이 프리고로드노예에서 건설 중인 저장소 시설이다.
인구 20만 명인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 임대료가 이 지경인 것은 석유 때문이다. 정확히는 사할린에 숨어 있는 100억 배럴의 원유와 3000bcm의 가스를 노린 외국계 인력 때문이다. 수준은 70년대인데, 외국인은 몰려드니 임대비가 날개를 단 것이다.
6개 프로젝트 16개 광구로 흩어지는 석유 인력 1만여 명의 몸값도 비싸다. 외국 회사 현지 매니저의 일당이 평균 2000~3000달러. 이런 인력을 고용한 엑손 같은 회사는 하루 300달러인 시내 최고급 호텔(4성급) '메가 팰레이스'를 2년 장기 임대해 직원 숙소 겸 사무실로 사용한다. 프로젝트-Ⅲ의 베닌스키 광구 지분(25.1%)을 구입한 중국은 주도에 가까운 코르사코프 항구의 땅 10%를 매입, 중국 타운을 만든다는 말도 있다.
모든 게 덩달아 올라갔다. 석유 회사의 초봉이 월 2000달러쯤 된다. 러시아 평균 월급의 10배 수준이다. 모스크바에서 월 2000달러인 중형차 파사드의 렌터카 비용도 사할린에선 3500달러다. 한국 간판을 내건 국적 불명의 시내 식당에서 먹은 칼국수.김치찌개.대구탕 값이 1000루블(약 3만2000원)이다.
사할린의 국제 석유 전쟁이 이렇게 치열해도 한국의 명함은 없다. 6개 프로젝트에 끼어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겨우 석유개발공사가 프로젝트-Ⅲ의 키린스키 광구(약 7000만달러)에 입찰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이다.'경쟁에 대한 의지'는 인력에서 드러난다. 현재 셸과 BP의 파견 직원은 각각 200여 명. 중국도 80명을 보냈다. 한국은 현재 석유개발공사 직원 5명, 내년 초에 12명이 된다. 그것도 사할린이 아니라 거기서 3500㎞ 떨어진 캄차카 석유를 시험 시추하기 위한 것이다.
유즈노사할린스크=글·사진 안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