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삼연초연구소(대덕연구단지내)본관2층에 자리잡은 식물자원 연구실.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수익을 국민을 위해 유익하게 사용하겠다는 취지아래 세워진 연구소내의 식물유전공학연구실들 가운데 가장 뒤늦게 발족한(89년)식물자원연구실이지만 현재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담배·인삼냄새와 함께 느릅나무·솔잎·용설란 등 각종 천연식물향이 진동하는 연구실에서 식물자원연구실장 이종철 박사(48·충남대졸)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문을 연 뒤 손에 든 담배를 가리키면서 자신은 담배인삼공사에 대해「애사심이 강한 연구원」이라며 짓궂게 웃었다.
현재 식물자원연구실의 가족은 이 실장을 비롯해 안대진 박사(40·충북대졸)와 현재 충남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있는 아르바이트생인 보조연구원 3명을 포함해 모두 5명으로 구성돼있다.
이런 미니연구실이지만 식물자원에서 신물질·신약개발을 창출하려는 연구실의 열성은 대단해 ▲천연노화억제 물질 ▲항암제와 성인병예방·치료제 ▲식품천연방부제개발 등 현재 하고있는 일은 다양하다. 또 인삼연초연구소이기 때문에 인삼·담배와 관련된 신물질개발은 당연히 하고 있는 과제다.
그러나 이 연구실의 가장 힘들고 빼놓을 수 없는 업무는 각종 의약품성분의 추출과 개발이 아니라 식물 자원 채집을 위해 매년 3∼6월에 제주도·울릉도·설악산·지리산등 전국 산간벽지를 돌아다니는 일.
『심마니가 산삼을 캐러 다니듯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산 속을 헤매다 넙니다. 흙먼지 흠뻑 뒤집어쓰고 산을 내러오다 간첩으로 오인 받거나 자연보호법에 걸려 파출소에서 조사 받은 적도 많습니다.』
고생스러웠던 식물자원 채집 경험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이 실장 등 연구원들은 지금까지 항암식물 41종, 성인병 치료효과식물 1백7종 등 모두4백82종의 식물자원을 확보했다고 자랑하면서 올 봄도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천연 식물자원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며 고생을 자처했던 우리나라 의학의 선구자이며 『동의보감』저자인 허준 선생을 존경한다는 이 실장과 안 박사 등의 어깨너머로 식물자원연구실의 좌우명으로 삼고있다는 건강10계가 보였다.
『일본은 이미 이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 아프리카 등 세계의 구석진 곳까지 찾아가 천연식물자원확보에 여념이 없다』고 말하는 안 박사는『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허준 선생의 뒤를 잇겠다는 인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대덕=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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