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동창·4촌끼리 “양보불가”(14대 총선고지:1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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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색대결지역/5,6공 청와대출신 맞대결 김해/고교동기끼리 붙어 동기회 “괴롭다”마포을/여 현역에 핵공학박사 도전 “핵전쟁”울진
14대 총선 2백37개 선거구의 공천 또는 총선에서 대결할 예비후보가운데는 「전국적선거」가 될만한 특별한 관심지역이 있는가하면 후보간 사록으로 경쟁이 더욱 흥미있는 곳도 적지않다.
동창이나 사제간 대결이 있는곳에선 동창회조직이 어느 한쪽을 편들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있고 심지어 4촌형제간 대결까지 벌어지는 곳도 있다.
선후배,의리가 중시되는 군인사들도 선거판에서는 한치의 양보가 있을 수 없다.
후보사이의 재격돌 지역은 부지기수고 세번째 붙는곳은 말그대로 와신상담의 느낌마저 보인다.
○…황병태 의원(민자)이 버티고 있는 서울 강남갑에는 중량급의 민주당 이중재 전의원이 도전,관심지역으로 이미 떠올랐지만 여기에 「깃발론」의 김동길 전연대교수가 곧 창당될 「새한당」대표주자로 나설 계획이어서 큰 관심.
강남을도 민자당에서 강인섭 당무위원,이대순 전의원,이명박 전현대건설회장이 공천경쟁을 격심하게 벌이고 있으며 민주당의 홍사덕 전의원과 새한당의 이신범씨도 출마할 태세여서 어떤 경우든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선거구.
이종찬 의원(민자)의 아성인 종로에는 이내흔 전현대건설사장(통일국민당·가칭)의 출마설이 알려졌지만 대표인 정주영씨가 직접 나서 국민당의 사활을 건승부를 펼친다는 복안도 있어 주목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전통적인 정치1번지에 누구를 공천할지도 관심사가 되고있다.
○…학연·혈연끼리의 격돌지역도 여러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마포을에 나설 강신옥 의원(민자)과 김현규 전의원(민주)은 경북고 37회 동기동창으로 동기회를 괴롭히는 경우.
대구 서갑의 문희갑 의원도 경북고 같은 기수인데 32회인 선배 정호용씨가 지난 보궐선거때의 「명예회복」을 다짐하며 출마를위한 귀국을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이어서 「TK(대구·경북)목장의 결투」가 불가피.
민주당 백승홍씨도 정·문씨의 후배.
대전서­유성에서 공천경쟁중인 박충순 의원(민자)과 최상진 의원(전국구),김태용·이재환 전의원은 모두 대전고선후배사이.
대전중구 민주당 공천신청자인 유인범 전의원과 안향노씨는 대전고 사제지간. 유씨는 안씨의 담임선생까지 했으나 양자는 촌보의 양보없이 맞붙고있다.
육사인맥으로 신재기 의원(민자)의 창령지역에는 박희도 전육군참모총장이 무소속출마태세인데 신의원은 13기,박전총장은 12기. 이들은 특히 노·전현전직 대통령이 속해 있었던 대표적 군맥인 「하나회」출신이어서 더욱 관심거리.
가평의 김영선 의원(민자·중장예편)에 대해서도 오치성 전내무장관(준장예편)이 공천도전,「별들의 전쟁」에 끼어들었으며 육사·대령출신인 오한구 의원(민자)의 영양­봉화지역에는 예비역중장인 이경희씨가 군맥대결을 벌이고 있다.
구미는 3선의 박재홍 의원(민자)과 박세직 전서울시장 사이의 공천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박의원의 4촌동생인 준홍씨(공화계)가 오래전부터 표밭을 가꿔왔는데 박의원·준홍씨는 박정희 대통령의 조카들.
○…부산동의 노무현 의원(민주)과 허삼수 전대통령사정수석(민자)은 12대에 이어 재격돌지역으로 각각 「야당통합바람」과 「저인망식 표훑기」로 공략한다는 전략인데 여야단순대결양상이 가장 뚜렷한 곳.
김해에서는 5공비리재판에 계류중이어서 민자당공천에서 탈락,무소속으로 뛸 가능성이 높은 이학봉 의원과 김영일 대통령 사정수석비서관은 각각 전두환·노태우 두 전현직대통령의 수석비서관으로 5,6공 대결양상.
주민들의 핵폐기물처리장 반대시위로 골머리를 앓고있는 김중권 의원(민자)의 울진지역에는 핵공학박사인 이동일씨(민주)가 맞서게돼 「핵전쟁」이 뜨거울 전망.
태백의 유승규 의원(민자)과 배진 위원장(민중)은 모두 탄광노조위원장 경력으로 출신상 노노대결양상이며 울산동의 정몽준 의원(가칭 국민당)과 권용목(무)·김진국(무)씨는 현대그룹의 노사대결형국.<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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