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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존재 자체가 후배들엔 축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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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29일 열린 헌정 시사회에서 임권택(앞줄 오른쪽에서 둘째) 감독과 부인 채령(앞줄 오른쪽에서 셋째)씨가 행사에 참석한 배우·감독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김민규 기자


충무로의 내로라 하는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길을 가는 한 사람을 기리는 보기 드문 자리가 마련됐다. 주인공은 현역에서 활동 중인 최고참 선배이자, 100번째 작품 '천년학'을 마친 임권택(71) 감독이다. 29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임권택, 100편의 눈부심-대한민국 영화계가 그에게 바침'이란 헌정 시사회가 열렸다.

450석의 좌석은 김대승.봉준호.이명세.이현승.이창동.김성수.박진표.정지영.홍상수.허진호.정윤철 감독 등 영화인으로 가득 찼다. 강수연.강혜정.김주혁.김지수.문성근.박중훈.안성기.이병헌.김소연 등 배우들과 이춘연(씨네2000) 대표 등 제작자들도 참석했다. '천년학'의 주연배우인 조재현.오정해.오승은.류승용과 정일성 촬영감독도 함께했다.

사회를 자청한 박중훈씨의 소개로 임 감독과 부인 채령씨가 입장하자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박수로 맞이했다. 안성기씨는 "감독님 같은 분이 계시다는 것 자체가 후배 영화인들에게 축복"이라는 말로 임 감독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이어 임 감독의 40여 년에 걸친 영화인생을 돌아보고 충무로 각계의 성원을 담은 특별 동영상이 상영됐다. 사전에 제작된 동영상에서 박찬욱.이준익.류승완.이현승.최동훈.김대승 감독은 "감독님에게 직.간접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받았으며, 100편에 이른 영화인생을 마음 깊이 존경한다"고 고백했다. 감독들은 "당신의 영화를 보며 감독의 꿈을 키웠던 그때의 벅찬 마음 그대로, 100번째 영화'천년학'을 통해 저희는 새로운 자부심을 느낍니다"라는 문구를 담아 감사패를 전달했다.

임권택 감독은 수줍고도 벅찬 기색이었다. 그는 특유의 눌변이자 달변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선 공로의 3분의 1은 정일성 촬영감독, 3분의 1은 남들이 로또복권에 맞았다며 농담하는 마누라, 나머지는 모든 스태프와 연기자의 몫"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떤 상을 받은 것보다 영광스럽다"며 "동영상이 칭찬 일색이던데 여러분이 속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농담을 던졌다.'천년학'은 다음달 12일 개봉한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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