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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총리급 회담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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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해찬 전 총리가 7일 평양을 방문하기 위해 중국 선양으로 가는 기내에서 본지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이양수 기자

남북한이 총리회담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통일부 양창석 사회문화교류본부장은 29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방북 보고서를 바탕으로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 측에 확인한 결과 (2005년 4월 인도네시아에서) 이 전 총리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수준의 고위 관료 간 접촉이 재개되도록 노력한다고 서로 이해가 됐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화영 의원은 이 전 총리와 함께 7일부터 3박4일간 평양을 방문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이 전 총리가 3월 초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장 자격으로 방북한 뒤 통일부에 제출한 방북 보고서에 '남북 고위급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적혀 있다"고 주장했다. 고위급 회담이란 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회담을 뜻한다. 1990년 9월 서울에서 처음 열려 92년 9월까지 여덟 차례 열렸다가 결렬됐다.

권 의원은 "남북 간에 재개될 총리회담이 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한 수순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권 의원은 최근 통일부 관계자로부터 방북 보고서를 제출받아 열람했다.

이에 따라 총리회담의 추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 의제 등을 사전 조율하기 위해 장관급회담보다 한 단계 높은 대화 채널을 열자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컨대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평화체제 구축, 경협 프로젝트 확대 등을 미리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남북 장관급회담의 추진력이 떨어져 회담의 격(格)을 높일 필요성이 있는 데다 남북 대화 분위기를 띄운다는 측면이 감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양수.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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