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국기와 국장』 펴낸 성형외과의 장인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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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기는 독특한 역사적 배경과 상징성을 가지고 한 나라를 대표하는 것인데 우리는 너무 모르고 있습니다. 국제 행사장에 가보면 다른 나라 국기가 거꾸로 걸리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세계 국기 관련 서적을 국내에서 처음 펴낸 성형외과의사 장인규씨 (61)는 『학생들이나 관심 있는 사람들이 세계 국기에 대해 알고 싶거나 의전상 필요에 의해 확인해보고 싶어도 자료가 거의 없어 애를 먹는다』며 『자료를 구해도 내용이 너무 부실하고 틀린 것이 많아 누군가가 정리해야겠다는 사명감에서 책을 만든 것』이라고 발간동기를 밝혔다.
79년 페루 리마를 여행했을 때 한 토속 주점의 식탁에 세계 각국의 국기가 그려진 것을 보고 만국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장씨는 자신의 병원 사무실에 팩시밀리·복사기·컴퓨터 등을 갖춰놓고 지난 2년여의 작업 끝에 전 세계 국기와 국장에 관한 자료를 집대성한 『세계의 국기와 국장』이라는 책을 최근 펴냈다.
이 책은 1백66개 유엔 가입국을 비롯, 모나코 등 유엔미가입국, 남태평양의 섬나라들, 구 소련에서 독립한 발트 연안 3개국 등 모두 2백22개국의 국기와 국장을 소개하고 역사적 배경과 상징적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또 각 국의 면적·인구·수도·종교·화폐 단위·현지 교민 수 등 국가별 현황을 31개 항목에 걸쳐 소개하고 있으며 칭기즈칸이 원정당시 내걸었던 깃발, 미국의 독립 전쟁 발발 당일 미국 측이 내건 기 등 역사적 자료도 싣고 있다.
『국내 주재 각국 대사관·영사관과 통화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어떤 공관에서는 자신들도 내 덕분에 공부하게 돼 고맙다고 하더군요.』
장씨는 기존 자료로는 핀란드에서 나온 『국기 사전』이라는 소책자와 미국인 휘트니 스미스의 책을 15년 전 일본에서 번역한 『세계기장대도감』을 참고로 했고 지난해 3월 유엔본부를 방문, 1개월여 머무르면서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장씨에 따르면 국기 안에 별이 들어 있는 것이 73개국으로 가장 많으며 그 다음으론 동물과 식물이 각각 32개국씩이라는 것. 또 사우디아라비아·이란의 국기에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 구절이 들어 있으며 이란의 국기에는 『신은 위대하다』라는 말이 11개나 쓰여 있다. 『우리 나라의 태극기, 네팔·리비아의 기는 형태상으로 유사한 것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국기』라는 장씨는 『새로 독립하는 국가들이 생길 때마다 계속 자료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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