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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생큐 차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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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베네수엘라의 오일달러와 중국의 무역 흑자가 손을 잡았다. 두 나라가 60억 달러(5조6300여억원) 규모의 대형 에너지 펀드를 만들어 베네수엘라 자원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26일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보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TV로 중계된 대국민 발표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전체 60억 달러 펀드 중 베네수엘라 측이 20억 달러, 중국이 40억 달러를 내기로 했다. 차베스는 "지난 반세기 동안 중국은 어떤 나라와도 이런 협력을 하기로 결정한 바가 없다"며 "중국이 우리를 믿고 투자해 준 데 대해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펀드 조성 방안은 차베스와 중국 공산당 서열 8위인 정치국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이 26일 베네수엘라 대통령궁에서 회담한 직후 발표됐다. 에너지 펀드는 베네수엘라 유전 탐사와 이를 개발하기 위한 철도, 통신시설 및 항만시설 건설에 쓰일 것이라고 비즈니스위크는 보도했다.

이에 앞서 23일엔 차베스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개발 회사와 중국의 최대 석유기업인 중국석유공사(CNPC) 간의 협력안을 발표했다. 두 회사가 엄청난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베네수엘라 오리노코 유전 지대를 공동 개발하는 계획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CNPC는 이 지역에서 유전개발 사업 40%에 해당하는 지분을 인수하고, 두 회사가 함께 중국에 정유 공장 3개를 건설한다. 하루 27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 베네수엘라는 미국에 하루 150만 배럴을 수출하는 미국의 다섯째 석유 수출국이다. 하지만 차베스는 현재 15만 배럴에 불과한 중국 수출량을 2012년까지 100만 배럴로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베네수엘라는 유전의 대부분을 국유화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 석유 재벌인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 셰브론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빼앗았다. 미국 회사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중국 회사로 채우는 셈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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