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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안쓰는 구세대 「마지막 주먹」/구속된 조창조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61년 상경… 75년 명동사건후 대구로 피신/호남까지 세력확장 일 야쿠자와도 연줄
검찰에 구속된 조창조씨(52)는 주먹세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영남계조직폭력배들의 대부로 흉기를 들고 싸우는 신세대 조직폭력배들과는 달리 맨주먹으로 대결을 벌이던 구세대의 「마지막 주먹」이다. 대구·경북뿐 아니라 서울·호남까지 세력을 키워왔고 일본야쿠자와도 연계협의가 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
평안도가 고향인 조씨는 대구 D고 재학시절부터 유도와 권투 등으로 단련,1대 1 승부에서는 당할자가 없다고 소문날 정도로 완력이 뛰어나 50년대말 대구를 주름잡다 61년 상경,중앙무대에 진출했다.
조씨는 서울 신당동 구중앙시장을 무대로 활약하다 휘하에 호남계 조양은·오종철씨등 쟁쟁한 행동대장을 거느리게 되자 무교동에 진출,「무교동파」의 두목으로 자리잡았다.
조씨는 10여년간 세력다툼 끝에 75년 1월 명동 사보이호텔에서 쇠파이프·각목 등으로 무장한 부하 10여명을 이끌고 상대방 조직원들을 무참하게 집단린치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이 사건으로 당국의 수배를 받게된 조씨는 곧 바로 대구로 피신,현재 수감중인 대구 동성로파 두목 오태원씨를 휘하에 두고 대구의 폭력세계를 장악한뒤 이 지역 폭력계 대부로 행세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특히 수많은 폭력사건과 이권에 개입했음에도 아무런 전과기록이 없어 폭력배들 사이에서는 『뒤를 봐주는 튼튼한 배후세력이 있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었다.
조씨는 젊었을적 의리를 지키고 돈을 탐내지 않아 후배들로부터 존경받아왔으며 극작가 장모씨는 조씨를 모델로 「마지막 주먹」이라는 소설을 쓰려다 고료문제로 그만두기도 했다.
83년 다시 상경한 조씨는 양복점을 경영하며 5공시절 당국의 손길을 피해 은신해오다 88년부터 조직확장을 위한 자금마련을 위해 본격적으로 이권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것.
조씨는 또 국내 처음으로 일본폭력조직인 야쿠자들과도 밀접한 연계를 맺어 왔으며 최대야쿠자조직인 야마구치파의 한국계 실력자 「가모다 시게마사」와는 형제처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부두목 김정복씨와 행동대장 이한영씨 등을 통한 인원동원능력이 엄청나 89년8월 금천시에서 열린 마약추방대회에 부하 5백여명을 동원,위세를 떨치기도 했다.<남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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