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아파트설계 공모 1등 최정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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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아파트 건설업체들은 수익성에만 너무 집착하지 말고 주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보다 쓸모 있는 주거공간을 마련했으면 해요.』 최근 삼성종합건설이 주최한 주부 설계공모전에서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1등에 당선된 최정인씨(28 ·서울 월계동 삼호아파트 34동1403 호).
아마추어 주부설계가들이 응모한 총 1천32점 가운데 최우수작으로 뽑힌 그의 작품은 부모와 젊은 부부 등 3세대가 함께 살수 있는 48∼50평 규모의 방 4개짜리 아파트.
연로한 부모들이 소외감을 덜 느끼도록 부모용 주거공간을 남쪽으로 잡은 대신 살림살이가 많아지는 부부의 방은 북향이긴 해도 널찍하게 해 독서나 취미활동 작업이 가능하도록 미닫이문을 방 가운데 설치했다.
또 부모와 젊은 부부의 방은 프라이버시가 잘 유지되도록 거실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분리시켰고 장롱대신 붙박이장을 두었으며 자주 쓰지 않는 잔칫상 등 생활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쓸모 있게 곳곳에 마련했다.
이와 함께 베란다와 현관의 좁은 공간이 함께 쓰여지도록 설계, 화분 등을 놓아 아파트의 삭막함을 줄이는데 신경을 썼다.
연세대 주생활과를 졸업하고 아파트 건설업체의 주부모니터 등으로 잠시 일해 아파트설계가 전혀 낯설지 않은 그는 요즘 건설업자들이 아파트의 건설비를 절감하면서 첫눈에 보아 널찍하게 보이도록 하는 데만 주력해 직접 살아보면 불편하거나 짜증이 날 때가 많다고 했다.
평소 친숙했던 동네 주부들을 불러모아 그들의 의견도 많이 듣고 참작했다는 최씨는 『아파트의 구조가 다양화돼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설계사 (현대건설 주택사업부) 인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 (5세) 하나를 둔 최씨는 『아파트를 모니터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체들이 내가 제시하는 의견을 반영, 모델을 바꿀 때 큰 기쁨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이같은 작업을 통해 작으나마 주택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싶다』고 했다. <고연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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