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 신바람 우리아이 - ③ 정서가 불안한 경우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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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 기능 이상이나 불균형
초등 5학년인 최미애(가명)양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별것 아닌 일에 화를 내거나 우울해 하는 등 감정의 기복이 심하기 때문이다. 화가 나면 물건을 집어던지며 난폭하게 굴고, 우울해지면 방에 박혀 나오려고 하지도 않는다.
아이들 중에는 이렇게 정서불안으로 과잉행동이나 불안·공포가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와 달리 집중력이나 끈기가 부족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아주 의욕이 없거나 우울증상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숙제나 공부 시간을 앞두거나 시험을 치는 날 갑자기 두통·소화불량·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심리적·환경적 요인보다는 뇌 기능의 이상 때문에 발생한다. 외상이나 편향된 자세 등의 물리적 자극이나 학업성적 스트레스, 교우관계, 지나친 경쟁심과 같은 정신적 자극을 받게 되면 아이의 뇌는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는다.
뇌 기능은 이상이 없지만 좌뇌나 우뇌 어느 한쪽 기능의 저하로 뇌의 전체적·통합적인 면에서 불균형이 있게 되면 학습장애나 정서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 뇌 균형상태 파악 뒤 치료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두뇌의 균형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치료 전 뇌 기능 상태를 면밀히 점검한다. 눈의 반응을 살펴보면 대뇌나 소뇌, 이를 연결하는 뇌간 등의 기능과 좌뇌 및 우뇌의 균형상태를 알아볼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중추신경계부터 말초신경까지 점검하도록 한다. 아이의 정신건강도 함께 살펴본다.
전체적인 뇌의 활성도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혈중산소농도가 정상 이하인 경우 뇌의 활성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검사가 끝나면 뇌 상태에 따라 맞춤치료를 한다. 우선 아이의 머리를 맑게 하는 탕약을 처방한다.
여기에 아이의 체질과 오장육부의 상태에 따라 여러 약재를 넣거나 빼고 문제의 뇌 기관과 연결된 신체 부위에 침으로 자극을 준다. 또 눈·귀·코 등 감각기관을 통해 자극을 주는 치료도 병행한다.

# 유형별로 지도해야 효과
이런 치료와 함께 정서가 불안한 아이들의 경우 지도법을 유형별로 달리하는 것이 좋다. 우선 소심한 아이의 경우 자기표현을 직접적으로 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역할놀이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역할놀이에서는 다른 아이를 지배하거나 주도하는 역할을 맡도록 해 자신감을 키워준다. 무리하게 성격을 바꾸려고 하면 오히려 주눅 들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천천히 바꿔가야 한다.
혼자서만 노는 아이의 경우 자기주도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을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엄마가 함께 놀아주면서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노는 시간을 만들어 주도록 한다. 또한 병원·학교 등의 역할놀이를 통해 각자 역할을 맡아 즐겁게 놀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한다. 아이가 장난감을 독차지하려고 할 경우 나눠서 놀아야 하는 이유와 갖고 싶은 것을 친구에게 빼앗겼을 때의 심정을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 활동적인 놀이 많이 하도록 해야
낯가림이 심한 아이의 경우 엄마에게 의존적인 행동을 충분히 받아주는 것이 낯가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아이와 충분히 놀아주고, 엄마가 함께 있는 상황에서 또래 1~2명과 함께 놀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리고 점차 엄마 이외의 다른 어른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낯가림을 없앤다고 아이가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여러 사람 앞에 노출하는 것은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할 수 있다.
공격적인 아이의 경우 공격성을 억제하려고만 하지 말고 적절한 방법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놀이를 통해 공격성과 분노·적개심을 표출하고 정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놀이를 제공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조절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도와주거나 협동하는 태도를 보일 때는 칭찬을 한다.
고집스러운 아이의 경우 놀이를 할 때 한 놀이에만 집착하는 양상을 보인다. 아이가 어떤 놀이를 고집하면 일단 이를 받아들이면서 천천히 놀이를 변화시키고 확장시켜 준다. 또한 함께 노는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데, 2~3명의 아이와 함께 순서를 지키며 협동할 수 있는 놀이를 하도록 하면 효과적이다.
산만한 아이의 경우 주의집중도 힘들고, 행동도 부산해 한 놀이를 지속적으로 하기가 힘들다. 이럴 때는 한 놀이가 끝난 후 다른 놀이로 바꿔준다. 활동적인 놀이를 많이 시켜 욕구를 해소해 주고, 몇 가지 놀이를 제안해 그 안에서 자신의 뜻대로 순서를 정해 놀게 한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의 경우 이 같이 유형에 따라 지도를 하면 효율적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우리 아이가 정서장애가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변기원
원광대 한의대 졸
한의학 박사
현 변한의원 원장
www.okbyun.co.kr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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