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10대뉴스 분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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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해를 마무리하는 각 언론사들의 연례행사 가운데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게 하나 있다. 나라 안팎에서 일어난 큰 사건들속에서 각각 10개씩 추려내는 이른바 「국내외 10대뉴스」.
이 10대뉴스를 선정하는 기준은 신문사마다 뉴스벨류를 저울질하는 눈금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유달리 큰 뉴스가 많았던 올해의 경우는 2∼3건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한 답안을 냈다.
우선 국제적인 뉴스로는 소연방의 해체와 걸프전,미소의 핵폐기,유럽통합조약,유고내전,중동평화회담,남아공 인종차별 철폐,캄보디아 내전종식 등이 대체로 공통된 반면 에이즈확산,간디 인도총리 암살,일본의 군사대국지향 같은 항목은 분산되어 있다.
국내뉴스로는 남북기본합의서의 역사적 서명을 필두로 남북한 유엔동시가입,한반도 비핵화선언 등 남북한관계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지자제실시,대입부정,강경대군 치사,수서특혜,낙동강 페놀오염,무역적자 1백억달러 등이 대체로 공통되고 있으며,이밖에 야당통합,고르바초프 방한,현대그룹 탈세추징,탁구·축구의 남북단일팀 구성 등이 부분적으로나마 거론되었다.
그런데 주목할 일은 본사가 선정한 「북한의 10대뉴스」다. 내외의 각종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이 10대뉴스에는 이례적으로 남북한이 공통분모로 등장한 사건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남북합의서 채택과 함께 현재 양측이 다소 이견을 보이는 부분도 있으나 협상을 진행중인 핵안전협정 수용문제도 북한으로서는 큰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이밖에 남쪽 못지않게 북쪽도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열성을 기울인게 탁구와 축구의 남북단일팀 구성이었다.
그리고 분단 46년만에 이룩한 이 단일팀의 여자탁구는 지난 4월 일본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세계를 제패,남북한 모든 국민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그야말로 「하나」가 되게 했다.
또 청소년축구 단일팀은 지난 6월 포르투갈에서 있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강진출의 신화를 낳기도 했다.
또 하나 북한의 두만강지구개발계획은 앞으로 남쪽의 경제가 진출할 교두보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지난해 남북 고위급회담 한건뿐이었던 남북한이 공통된 10대뉴스는 앞으로 점차 확대될 게 분명하다. 새해에는 더많은 남북의 똑같은 10대뉴스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손기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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