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골 … 골 … 골! 공격축구 대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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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라이벌 수원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폭발시킨 FC서울 박주영이 전반 13분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는 모습. [연합뉴스]

박주영(FC서울)을 위한 한 편의 드라마였다. 골-, 골-, 골. 축구천재 박주영이 최고의 라이벌전을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어 버렸다.

서울이 2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 B조 경기에서 박주영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수원을 4-1로 대파했다. 서울은 시즌 개막 이후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합쳐 5연승을 내달렸고, 수원은 무패행진(3승1무)에 마침표를 찍었다.

수원이 선제골을 올렸다. 수원은 전반 6분 상대 진영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이관우가 공을 차는 순간 마토가 서울 수비수들 뒤쪽으로 돌아 골문에 다가섰다. 프리킥은 자로 잰 듯 마토의 머리로 날아갔고, 서울의 골네트가 출렁였다.

수원의 환호는 박주영의 등장을 위한 서곡에 불과했다. 전반 13분 박주영의 동점골이 터졌다. 수원 페널티 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던 이청용이 골문으로 달려들던 박주영에게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왼발로 공을 잡은 박주영은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수원 골키퍼 이운재가 손 한번 대 보지 못한 채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1-1로 전반을 마친 뒤 수비수 최성환을 투입했다. 박주영을 가장 잘 잡는다는 그였지만 박주영의 두 번째 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후반 6분 수원 진영 페널티 박스 안쪽에 있던 서울 아디는 후방에서 길게 연결된 공을 헤딩으로 떨어뜨렸다. 공은 아디 앞에 있던 최성환에게 흘렀고, 최성환이 잘못 걷어찬 공이 먹잇감처럼 박주영 앞에 떨어졌다. 박주영의 왼발은 먹이를 놓치지 않았다.

역전당한 수원은 허둥대기 시작했다. 세 번째 골은 박주영의 특급 도우미로 떠오른 이청용의 멋진 킬 패스가 단초가 됐다.

역전골이 터진 지 불과 1분 뒤인 후반 7분 수원 오른쪽을 파고들던 이청용은 수비 사이로 달려들어 가는 박주영 앞쪽으로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 줬다. 박주영은 미끄러지면서 공에 오른발을 갖다댔다. 해트트릭. 이운재는 땅을 쳤다.

꼭 일주일 전, 대전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뽑아냈던 수원의 10번 안정환은 서울의 10번 박주영이 펼치는 원맨쇼를 묵묵히 지켜보는 신세가 됐다. 서울은 후반 42분 정조국의 마무리골로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수원은 후반 안효연과 마토가 두 차례나 골포스트를 맞히는 등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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