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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 김상옥 시비 세운다 … 고향 통영 남망산 공원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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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시조시인 초정(艸丁) 김상옥(1920~2004.사진) 선생의 시비가 시인의 고향인 경남 통영에 세워진다.

초정 김상옥 기념회는 통영시와 함께 29일 오후 2시30분 동호동 남망산 공원에서 초정 김상옥 시비 제막식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제막식에는 기념회 회장인 정완영 시인을 비롯하여 김남조.이어령.이근배.민영.허영자 시인 등 문인들과 유족, 통영시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초정이 지은 시조에 윤이상씨가 곡을 붙인 가곡 '봉선화'를 바리톤 이종훈씨가 부르는 시간도 마련된다.

높이 1m90㎝의 초정 시비는 앞면에 초정의 대표작 '봉선화'를 육필 붓글씨로 새겨 넣었고, 뒷면에는 초정이 그린 백자 그림과 약력을 새겼다. 시비 본체 주변에도 초정이 그린 여러 모양의 백자 그림과 '백자부''제기(祭器)''싸리꽃' 등 초정의 작품을 새긴 돌 10개를 배치했다. 시비 조각은 강릉대 김창규 교수가 맡았다.

통영시 이용운 문화예술계장은 "초정 시비가 세워지는 남망산 공원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과 '한산시비'가 서있는데, 초정이 건립을 주도해 비문을 짓고 글씨를 썼기 때문에 초정 시비가 여기에 세워지는 건 그 뜻이 깊다고 하겠다"고 설명했다.

초정은 당대에 몇 안 되는 '르네상스형 인간'으로 불린 시인이다. 가람 이병기의 추천으로 39년 시조시인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시(詩).서(書).화(畵).전각(篆刻) 등 여러 방면에서 예술적 재능을 보였다. 특히 초정은 서울 인사동에 골동품 가게 '아자방(亞字房)'을 열어 여러 문화재를 수집하고 문화재 인사들과 교류하는 등 종합 예술활동을 벌였다. 82년에 중앙시조대상을, 2001년에 가람시조문학상을 받았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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