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의 전쟁, 액취증과 다한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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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도 한풀 꺾여 따스한 봄 날씨가 완연하다. 하지만 화창한 봄 날씨를 만끽하는 것도 잠시, 봄은 짧고 긴 여름이 일찍 온다는 소식이다. 그만큼 빨리 더워질 것이라는 기상청 전망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본격적으로 땀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그중에서도 손과 발, 겨드랑이 등을 흠뻑 적실만큼 땀이 많이 나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는다. 이처럼 손발이나 몸에 지나치게 땀이 많이 나는 증상을 다한증이라고 한다. 또, 땀이 많이 흐르면 땀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특히 겨드랑이에서 땀이 많이 나고 악취가 나는 증상인 액취증은 냄새에 민감해지는 더운 날씨엔 대인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대표적인 땀 관련 질환인 다한증과 액취증은 본인 자신도 괴롭지만 다른 사람들에게까지도 불쾌감을 줄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땀과의 한판 전쟁, 다한증과 액취증에 대해서 알아본다.

액취증, 참을 수 없는 겨드랑이 악취

사람마다 저마다 독특한 체취가 있다. 좋은 냄새도 있지만 심한 겨드랑이 냄새를 풍기는 ‘액취증’은 주변인의 눈살을 찌푸리고 코를 막게 하는 고약한 냄새다. 아무리 미모가 뛰어나고 지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해도 1~2미터 이내로 접근하는 순간 지독한 겨드랑이 냄새가 난다면 호감을 사기가 어려울 것이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샤워를 해도 잘 없어지지 않으며 냄새를 가리려고 향수를 뿌렸다간 냄새가 뒤섞여 더욱 고약해지고 만다. 사춘기에는 친구들의 놀림과 따돌림으로 상처를 받는가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증세가 계속되므로 대인관계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액취증은 반드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몸에는 2백만~3백만 개의 땀샘이 발달되어 있는데, 기능에 따라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으로 구별된다. 에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무색무취지만,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약간 끈적한 점액질 상태이며 지질, 중성지방, 지방산, 콜레스테롤 등이 함유되어 있다. 분비 직후의 신선한 땀에는 악취가 없으나, 피부의 표면에 있는 세균과 반응해 시큼하고 비릿한 특유의 악취를 풍기게 된다. 액취증은 이러한 아포크린샘의 작용 때문에 생기며 크기와 활동은 호르몬의 영향이 크다. 때문에 호르몬 생성이 왕성한 사춘기에 특히 심하고,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 더 심하다.

최근 액취증 치료 방법으로는 ‘고바야시 절연침’과 ‘땀샘 지방흡입술’이 각광받고 있다. 고바야시 절연침 시술은 피부 표면에 절연된 침을 주입한 후 전기적 자극으로 땀샘인 아포크린 한선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치료가 간단하다. 부분 마취만으로도 통증없이 시술받을 수 있으며 시술 후에도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효과는 기존 레이저 시술과 달리 90%이상의 근치율과 함께 반영구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 고바야시 절연침 시술은 1-2달 간격으로 5-6회 치료해야 하므로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오기 전에 얼른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액취증이 심한 경우에는 좀더 근원적으로 땀샘 자체를 제거하는 땀샘 지방흡입술을 권한다. 최근의 땀샘흡입술은 액취증용 특수흡입관을 사용하는 새로운 수술방법으로 지방흡입기로 지방을 흡입할 때 지방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해 액취증의 원인이 되는 아포크린선 세포를 없애는 것이다. 시술은 겨드랑이 부위를 국소마취한 후 약 0.5~1cm 정도 절개해 피하 조직내 지방세포와 아포크린 땀샘을 흡입하면 된다. 시술 후 압박 붕대를 하루 정도 착용해야 하며, 7일후 실밥을 뽑는다. 그사이 가벼운 운동은 가능하다.

다한증, 조금만 긴장해도 두 손이 흠뻑 젖어

다한증은 한마디로 너무 많은(多) 땀(汗)이 나는 증상이다. 더운 여름철이 아니더라도 계절과 관계없이 손, 발, 겨드랑이 같은 특정 부위에서 많은 양의 땀이 나와 생활에 불편을 준다. 악수할 때, 키보드를 사용하거나 노트에 필기할 때, 물건을 잡거나 들어올릴 때, 옷을 입을 때 등 땀 때문에 겪는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다한증은 아포크린과 에크린 땀샘 중 에크린 땀샘의 활동 증가로 발생한다. 자율신경 중 땀 분비를 조절하는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이 신경의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와 에크린 땀샘을 지나치게 자극하여 땀이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심신이 안정되어 있을 때 보다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증상이 심해진다. 대체적으로 유전적 성향이 있지만 몸이 비만이거나 신경이 예민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전신에서 땀이 나는 다한증의 경우 갑상선 기능항진증, 당뇨병, 울혈성 심부전증 등의 질환이 원인이 되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으면 이 질환들도 같이 체크해 봐야 한다.

다한증 치료에는 약물요법, 보톡스요법, 수술요법, 이온영동요법 등의 치료법이 있다. 이온영동법 치료는 여러 번 치료 받아야 하고 효과가 일시적인 것이 문제이지만 손과 발 모두 효과가 있고 큰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치료 효과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나 매일 20~30분씩 약 10회 정도 치료받으면 대개 1달 정도 불편하지 않게 지낼 수 있다.

수술요법인 신경차단수술은 손바닥 다한증에 효과가 있고 오래 지속되지만 발바닥에는 효과가 없고 수술 후 신체 다른 곳에서 땀이 많아지는 이른바 '보상성 다한증'이 유발될 가능성이 크다. 리포셋 지방 흡입술은 겨드랑이 다한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이 시술은 부분 마취 후 3㎜ 크기로 겨드랑이 두 군데를 절개한 뒤 얇은 금속관을 삽입해 땀샘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특히 보상성 다한증이 나타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단지 시술 후 붓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탄력성이 있는 특수 섬유옷을 약 2주간 착용해야 하지만 가볍고 얇아 활동에 큰 불편을 주지 않는다. 땀샘을 제거해 땀이 안 나오게 함으로써 다한증은 물론 결과적으로 액취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 도움말 :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www.kangskin.co.kr, 16444-9007)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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