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방식의 혁명』제임스 워맥 지음/현영석 옮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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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대량생산 체제는 살아 남을 것인가.」 이 같은 부제가 말해 주듯 이 책은 20세기초 미국에서 개발된 대량생산방식과 금세기말 일본에서 탄생한 린 생산방식(Lean Production)의 차이점을 자동차산업을 예로 들어 자세하게 설명한 뒤 한 단계 발전된 린 생산방식으로 신속히 전환할 것을 권유한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은 20년도 채 못되는 짧은 기간 동안 대량 생산방식에 숙달됐으나 일본의 최우수 업체들은 그동안 새로운 시스템인 린 생산방식으로 전환, 한일간 격차를 더 큰 폭으로 벌려 놓았다』고 밝혔다.
대량생산방식과 린 생산방식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궁극적인 목표에 있다. 대량생산방식의 목표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즉 허용할 수 있는 결함수, 허용최대 재고량, 표준화된 제품의 범위 등 「이만하면 괜찮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품질을 개선하려면 엄청난 투자가 뒤따라 원가가 크게 올라가고 시간도 많이 들며 요즘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즉각 부응할 수 없다.
반면 린 생산방식의 목표는 완벽이다. 즉 지속적인 원가절감·무결함·무재고·무한한 제품의 다양성 등이 목표가 된다.
저자는 1백년동안 대량생산방식에 푹 젖었던 미국보다 한국이 린 방식으로 전환하기가 쉬울 것으로 진단한다.
아울러 린 방식으로 전환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는 한국 기업인들의 대량생산방식에 대한 맹신과 하향식 지시 일변도의 의사결정과정 및 기존의 생산조직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저자는 이러한 대량생산방식의 특성이 가격경쟁시대에는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됐지만 품질경쟁시대에는 무용지물이라고 결론짓는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국제자동차산업 연구프로그램의 세 연구원이 4년간 북미·서유럽·일본 등지의 현장조사를 토대로 린 생산방식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기아경제연구소 발행, 3백79쪽·7천원. <최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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