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산업(분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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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구의 노령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생활환경의 개선과 의학의 발달덕분이다.
노령인구가 전체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14%를 넘으면 「고령사회」라 한다. 노령인구란 일반적으로 65세이상의 인구를 말한다.
우리나라 고령인구는 지난해말 현재 2백26만명(4.7%),오는 2020년에는 3백77만명(11.9%)으로 늘어난다. 일본은 고령인구비율이 지난해말 12%,미국은 87년 12.3%였고 2020년에는 17%에 이를 전망이다.
프랑스는 60세 이상을 「제3의 연령」,일본은 「실버(은)의 나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통상 55세부터를 「고령자」라고 한다. 55세 이상을 고령자 취급하는 관행으로 보면 우리의 고령인구 비율은 훨씬 높아진다.
옛날 동양사회에서는 쉰살에 천명을 알고(오십이지천명) 예순살에 귀로 들으면 그대로 이해가 된다(육십이이순)고 해 고령자의 경륜과 지혜를 높이 평가하고 존경했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사회에서는 고령의 경륜이 「젊음의 능률」에 밀려나고 말았다.
더욱이 핵가족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노인들의 입지가 아주 어려워졌다. 점증하는 고령인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각종 산업이 등장해 각광받고 있다.
「실버산업」­. 일본에서는 현재 총 1백36조원의 실버산업시장이 형성돼 노인들을 대상으로한 식품·의류·주택 등의 판촉경쟁이 한창이다. 21세기는 「실버산업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각종 실버산업이 태동중이다. 시장규모가 최소한 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노인들의 집단 휴양시설인 「실버타운」건립이 계속되고 있고 이미 설립된 유료양료원들은 성업중이다.
백화점에 노인 전문코너가 설치됐고 고령자를 위한 스포츠클럽·문화센터 등도 곧 생겨날 전망이다.
많은 기업들이 해마다 30∼50%의 매출신장을 보이고 있는 실버산업에 앞다퉈 끼어들고 있다.
현대판 「고려장」의 위기에 시달리는 노인들에게는 다시없는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더욱 고대되는 것은 「산업인력화」를 위한 고령자들의 취업문호 개방이다. 일을 않고 논다는 것처럼 괴로운 일도 없다. 세계적이었던 첼리스트 카잘스가 남긴 말이다. 『은퇴는 죽음의 시작을 뜻한다.』<이은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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