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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목] 삼성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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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대장주' 삼성전자가 힘겹게 이틀 연속 60만원선 고지를 지켜냈다.

하지만 13일 이 회사 주가를 놓고 사자와 팔자 세력 간의 신경전은 전에 없이 치열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롤러코스트를 탄 것처럼 온종일 오르락내리락 했다. 장중 한때 1% 이상 떨어지기도 했던 주가는 오후 내내 60만원대 언저리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결국 전날보다 2000원 내린 60만원에 가까스로 턱걸이 했다.

이처럼 맥을 잡기 힘든 이 회사의 주가 움직임은 사실 올 초부터 두드러진 현상이다. 연초만 해도 62만5000원대로 출발했던 삼성전자는 이후 주가가 계속 미끄러져 지난달 말엔 한때 56만원대까지 밀려났다. 이유는 주력 반도체 제품의 가격 급락 탓이다. 지난 1~2월 두달새 D램 국제 현물가는 연초 대비 20%,낸드 플래시반도체 가격은 40%나 빠졌었다. 이후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주가가 상승세를 타며 60만원을 넘어섰지만 금새 힘을 잃고 다시 밀려나 다시 7일 연속 뒷걸음질쳤다.

애널리스트들의 관측도 이처럼 종잡기 힘든 삼성전자 주가처럼 엇갈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2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며 "보유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권했다. 이 증권사 김성인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부문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데다 4월부터 노트북과 정보기술(IT)용 패널을 중심으로 LCD수요가 큰 폭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점쳤다.

반면 JP모건은 삼성전자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목표 주가를 오히려 끌어내렸다. 이 증권사는 "메모리 업황은 하향 국면의 초입 단계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수요가 기대만큼 크지않은 데다 D램 가격 역시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D램의 경우 2002년부터 시작된 장기 호황 사이클이 올해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 이유로 한국증권 민후식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반도체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는 바람에 업체들이 이익이 많이 나자 앞다퉈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어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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