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달러 들여 5일간 황홀한 '시한부 결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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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러시아의 세계적 금속 재벌인 미하일 프로호로프(사진(左))가 '초호화판 시한부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은 닷새 동안만 유효하며 그 뒤엔 반드시 이혼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자신의 재산을 탐낸 신부가 엉뚱한 마음을 먹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노릴스크 니켈'사 사장인 프로호로프는 개인 재산만 142억 달러나 되는 러시아 3대 재벌 중 한 명이다. 대신 결혼식은 1000만 달러(약 95억원)의 비용을 들여 초호화판으로 치르기로 했다.

그가 이런 결혼식을 하게 된 것은 친구와의 내기에 이기기 위해서라고 러시아의 '뉴스루'통신이 전했다. 프로호로프는 42세가 되는 5월 3일까지는 반드시 결혼하겠다며 친구와 내기를 걸었다. 약속한 날이 다가오는데도 결혼을 하지 못하게 되자 고육지책으로 '일회용 신부'를 골라 계약 결혼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가 내기에 어떤 조건을 걸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거액의 돈을 써가며 계약 결혼을 해야 할 정도면 엄청난 약속을 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결혼식은 인도양의 휴양지 몰디브에서 거행된다. 프로호로프는 파라다이스와 카룸바로 불리는 몰디브의 산호섬 두 개를 통째로 예약했다. 하나는 기혼자, 다른 하나는 미혼자 하객들이 머물 곳이다. 결혼식에는 700~800명의 하객들이 초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이 러시아의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가수.정치인 등도 초대될 예정이다.

VIP 손님들을 싣고 모스크바와 몰디브를 오갈 3대의 전세기를 빌리는 데만 100만 달러가 든다. 몰디브의 산호섬을 임차하는 데도 하루 50만 달러를 줘야 한다. 프로호로프는 결혼식을 빛내줄 외국의 유명 인사들을 초대하기 위해 500만 달러를 따로 준비해 놓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신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비록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억만장자의 부인으로 꿈 같은 허니문을 맛보려는 여성들이 줄을 서고 있다. 프로호로프는 금발의 미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프로호로프의 오랜 친구인 자유주의 성향의 방송인 크세니야 소브착(25.(右))이 꼽힌다. 팔등신 몸매의 금발 미녀인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치적 스승으로 여기는 아나톨리 소브착 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의 딸이다. 크세니야는 "어차피 이번 결혼이 재미를 위한 것이라면 내가 미샤(프로호로프의 애칭)의 아내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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