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1차진료 “실종”/개인의원 모두 문닫아 환자 골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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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종합병원에 몰려 북새통/병상달려 복도서 진료도/당번의원 지정등 대책 시급
일요일·공휴일마다 1차진료기관인 개인병원들이 약속이나 한듯 모두 문을 닫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있다.
이 때문에 휴일마다 환자들이 몰리는 종합병원 응급실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감기·두통등 가벼운 증세의 환자들도 휴일이면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는 바람에 응급환자가 1시간이상 기다려야 하는가 하면 병상이 모자라 복도 등의 바닥에서 진료를 받기도해 중환자 치료가 제대로 안되는 부작용까지 낳고있다.
이런 현상은 준종합병원인 2차진료기관보다 대학부속종합병원등 3차진료기관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휴일엔 의료전달체계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실태=46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는 서울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는 일요일인 13일 하룻동안 평일의 2배가 넘는 80여명의 환자들이 몰려 8개의 간이병상까지 동원했으나 그것도 모자라 의자에 앉히거나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환자를 뉘어놓은채 대기시켰다.
서울 반포동 김모씨(30·회사원)는 『아내가 갑자기 두통이 심해 인근 K의원을 찾았으나 휴진이라 이곳으로 찾아왔다』며 『30분이상 기다려 진찰받은 결과 별이상이 없다고 해 괜히 먼데까지 와 고생만 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서울대병원·고려대병원등 모든 대학병원에도 마찬가지였다.
◇문제점=최근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감기환자가 늘어나 약국에서 지은 약으로 낫지않는 환자가 병원을 많이 찾고 있으나 특히 직장인들은 공휴일·야간에는 동네 개인병원이 휴진이라 어쩔 수 없이 인근 준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응급실을 이용하고 있다.
또 문제가 되는 것은 의료전달체계의 혼란.
종합병원·대학병원등 3차진료기관에 환자가 집중되는 것을 막기위해 현행의료법상 평일에는 1,2차기관을 거쳐 3차기관 진료를 받게 돼있으나 응급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 규정이 무용지물이 돼 의료기관 단계별 역할분담이 제대로 안되는 상태다.
◇대책=신촌세브란스병원 응급실 김승호 차장은 『일부 지역에서 휴일 당번의원제도가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병원들 사이에 이같은 협조체제가 제대로 선행돼야 본격적인 의료서비스 개선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형모·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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